50여일 앞으로 다가온 4·5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와 관련 정운천 의원(비례)의 출마 행보를 둘러싸고 국민의힘 내부 분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 경쟁 후보자와 지지자들이 정 의원 출마를 비난하는 목소리를 잇달아 내놓는 등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김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의힘 당원 10여명은 15일 전북도의회에서 정 의원의 의원직 사퇴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출마 포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전북은 27년 동안 민주당 일당 독주 체제하에서도 역대 최고치인 14.5%의 지지율로 국민의힘이 집권할 기회를 줬다”면서 “이번 재선거에서 김호서-임정엽 예비후보들은 정 의원이 비례대표직을 사퇴하고 출마를 강행할 경우 후보 단일화로 맞서 낙선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현직 비례대표 의원으로 남은 임기를 채워달라”며 “정 의원에 대한 반발이 국민의힘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정 의원의 잔여 임기 의정활동 수행을 요구했다.

정 의원 불출마 요구는 당원 뿐만 아니다.

앞선 지난달 19일 김 예비후보가 도의회 기자회견을 통해 "호남에서 현역교체론이 비등하다"며 "정 의원이 비례 국회의원을 포기하려는 것은 당원과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어서 정당성도 없고 정치적 꼼수로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13일에도 정 의원을 향한 무소속 예비후보들의 ‘전북 국가예산 공격’과 관련해서도 “김호서·임정엽 두 후보의 문제 제기는 숫자상 사실로 드러났다”며 사실상 두 경쟁 후보의 편에 섰다.

문제는 같은 당 소속 후보에 대한 출마 포기 요구가 자칫 내분을 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전북도당에서 전주을 재선거에 나서는 출마자는 정 의원과 김 예비후보 2명이다.

국민의힘 중앙당은 김석기 국회의원이 위원장, 김경안 익산시 갑 당협위원장 등 4명이 위원인 공천관리 위원회를 꾸렸고, 이들 2명을 대상으로 경선 등 공천 대상자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지방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소속 경선 후보들이 간혹 있었지만 총선을 위해 당내 ‘내부총질’까지 이어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

김 예비후보 입장에선 재선의 비례의원인 정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 면에서 뒤떨어지는 ‘약자’일 수밖에 없다.

정 의원의 출마를 포기시켜야만 자신의 단독 출마가 이뤄질 수 있다.

단독출마의 경우 최근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연이어 승리한 데다 국민의힘에 대한 기본 고정표, 민주당 무공천 등으로 인한 ‘절대 호기’에 당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실제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주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 예비후보는 민주당 강세 속에서도 15% 대 득표를 올린 것에 자신감으로 정 의원에 대한 출마 포기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전북이 여야 협치로 좋은 결과물들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 의원의 출마 여부는 선거판을 요동치게 할 수 있는 대형 변수“라며 “정 의원의 출마 만류는 어느정도 이해는 하지만 당 내부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선까지 가는 것은 도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전주을 재선거에는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 당협위원장)과 김경민 전 전주시장 후보, 김호서 전 전북도의장, 임정엽 전 완주군수, 진보당 강성희 예비후보, 무소속 김광종 전 서울시장 후보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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