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오봉 제19대 전북대학교 총장이 ‘지역과 상생하는 전북대, 글로벌 Top100’ 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양 총장은 ‘세일즈 총장’을 표방하며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 확보·기업과 대학 간 연계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을 만나 대학발전에 대한 포부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제19대 총장에 취임하셨습니다. 간단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19대 전북대 총장으로서 영광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난달 20일 총리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는 ‘함께 소통하고 책임지는 총장이 돼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성원해 주신 분들의 뜻을 귀하게 실천하고, 비판의 목소리도 헤아려 약속한 공약 실천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러기 위한 첫 발판으로 ‘미래를 이끄는 전북대 글로벌 Top100’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교육개혁을 선도하고, 지역과 함께 전북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한편 우리나라는 대표하는 ‘글로벌 Top100’에 속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학령인구 급감 등으로 대학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대학 구조개혁과 지역소멸의 위기가 겹치며 오래지 않아 거점국립대학에도 이러한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를 교육과 연구, 재정 등에 대한 획기적 변화를 통해 기회로 만들어 미래를 선도하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세일즈 총장’을 표방한 것도 그 일환으로, 어려운 대학 재정을 살찌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전북대는 현재 2009년 이후 등록금 동결 지속, 신입생 수의 지속적 감소, 교육교부금의 대학 사용 제한 등으로 어려운 재정난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대학 회계를 대폭 확대하려 합니다. 구체적으로 고등 평생교육 특별회계 3조 6천억 원 중 2천억 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입니다. 또한 현재 1,300억 원 수준인 연간 연구비를 연 2,500억 원 수준으로 높이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간접비 250억 원 확보로 연구력 향상뿐 아니라 대학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대학을 만들겠다 하셨는데

전북대학교의 경우 9개 거점국립대 중 신입생 자퇴생이 3번째로 많습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학생들이 떠나지 않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AI 시스템 도입, 전공·계열 간 융·복합 교육 활성화를 위한 ‘인공지능 교육원’ 설립, 온·오프라인 수강 방식의 선택 폭을 확대, 동시에 세계 100대 대학 또는 국내 주요 거점대학들과의 공동 학위제 운영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학사 운영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세부적으로는 학생들이 비교과영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끔 하는 일부 교양과목의 성적 평가 기준 단순화, 전공 강의의 폐강 기준 완화 등이 있습니다. 

또 전공 교과목의 절대평가 제도 점진적 시행, 시대의 흐름에 맞게끔 온·오프라인 수강 방식에 대한 선택의 폭도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각종 방안 마련에도 나설 예정입니다. 거점국립대학의 취업률은 서울 상위권대학에 비해 최고 20% 가까이 낮은 수준입니다. 유지 취업률 역시 9개 거점대학 중 5~6위 수준에 머물러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저는 그 답을 융·복합으로의 교육 혁신에서 찾고자 합니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다양한 부전공과 복수전공 한두개를 추가로 이수한 융합인재가 주요 선발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자연대, 상대 또는 인문사회의 학과를 주전공으로 한 학생들이 컴퓨터공학, 통계학, 에너지신산업 등의 부전공을 이수할 수 있게 하는 등, 미래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융·복합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연구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교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연구에만 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연구경쟁력 강화의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이후 20%가량 삭감된 연구 지원금을 2019년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애로가 있었던 연구년 추진 기간과 시점을 총량 안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연구년 총량제’도 시행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연구제안서 준비·편집을 위한 기금 지원, 종이 스마트 행정 처리 시스템 정착, 전일제 대학원생 학비 전액 장학금 지원 계획 등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특히 신임 교수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마음껏 연구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연구 정착금과 연구실 및 실험실 우선 배정 등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특히 교수님들의 연구가 대학에만 머물지 않도록 해외 학술대회 발표 경비와 학회 등기 이사 이상 직책 수행 시 활동비 지원 등에도 나서려 합니다.

또 교수님들의 좋은 연구 기술이 대학에만 머물지 않고 현장으로 나갈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도 힘쓰겠습니다.

미활용되고 있는 각종 특허를 활용하기 위한 ‘후정산 스톡옵션제’ 도입이 그 일환입니다. 

후정산 스톡옵션제란 특허 기술을 개발한 교수들이 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직접 기술을 지도하고, R&D에 개입해 어렵게 개발한 특허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후정산 스톡옵션제가 안착하게 되면 연구개발 특허가 활용됨은 물론, 기업이 성장하면 할수록 스톡옵션제로 수익도 발생하고 특허 유지비도 해결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수 있으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과 교수님들이 즐겁게 강의하고 연구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고, 직원 선생님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국립대 육성사업과 RISE사업, 글로컬대학 사업 등의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전라북도 14개 시군 발전을 견인하는 JBNU 지역연구원 설립으로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전북대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개혁을 우리 대학이 선도해서 대한민국이 교육 강국으로 나아가는 기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 양오봉 총장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총리 산하 새만금위원회 토지개발분과위원장, 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전문위원, 전북지역혁신협의회 위원,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기획·평가위원,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 등 정부 정책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140편의 국내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고, 38건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는 등 에너지 분야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력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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