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문화예술의 도시를 꿈꾸지만, 단기간에 몇몇 개인의 노력으론 불가능하다.

저항성에서 피워낸 풍류문화가 도처에 있어 역사문화의 도시 전북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자임하는 것은 지역민의 삶이 오랜 시간 응축되어 이뤄낸 결과이다. 

 지역의 문화예술활동은 지역인의 삶의 문화가 투영된 그 지역의 공유 자원으로 지역의 정체성과 관계된다. 따라서 문화예술활동은 지역민이 살아온 양식을 반영하고 미래의 삶의 양식을 설계해나가는 현재인의 삶의 표현행위로 지역민에게 때로는 과제를 던져주기도 하고 때로는 영감을 주기도 하는 소통의 공간이며 중요한 문화지표가 된다.

2022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공공부문 문화공급 현황을 진단하기 위한 2020년도 기준‘지역문화실태조사’결과와 이를 바탕으로 지역문화종합지수를 발표했다. 전국 245개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문화정책·문화자원·문화활동·문화향유 4대 분류 지표를 조사한 결과 전북 전주시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군 지역에서는 완주군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문화지수는 3년마다 하는데 이미 2014년, 2017년 기준 지역문화 종합지수에서도 가장 높아 전북 전주시는 3회 연속 전국 종합지수 1위를 차지하고 있어 문화도시 정체성을 국가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체부의 객관적 문화지수를 지역의 자긍심으로 여기고 우리 내부의 힘으로 수렴시켜 차별화된 문화예술의 도시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전북문화예술의 도시 기대효과는 전북에 거주하는 문화예술인은 본업에 전념할 수 있게 하고, 미래 문화예술인은 전북에 오면 문화예술인의 삶이 완성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전북에 정착하게 하여, 문화예술 행위가 많은 지역이 아니라 진정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향하는 사람이 많은 지역으로 특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전북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계승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 대안으로 무형문화 보유자 및 문화예술공헌자에 대한 특별 예우를 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적어도 전북에 거주하는 무형문화재 보유자에 대해서는 해당 전시, 공연, 작업장 등을 도내 원하는 곳에 설립하여 일정기간 무상 임대하는 정책을 점차 확대해가야 한다. 물론 규모와 필수 공간의 설계 등도 가급적 거주할 문화예술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 이러한 문화예술인에 필요한 필수 공간은 문화예술인의 생계 영세성을 극복하고 전문성을 확보하며 새롭게 문화예술인 탐방 순행길이 형성되며 관광자원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둘째, 전북에 거주하는 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 레쓴 매니저와 아트 매니저를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현재 공연장, 전시장 섭외에서 전수자 레슨까지 감당하는 예술인을 잡무에서 해방시켜 삶의 질을 높이고, 해당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하며 부수적으로 관련 매니저 양성 아카데미를 설립하여 문화예술 산업의 지평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의 문화예술인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예를 위해 자기 헌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전북문형문화재 보유자와 문화예술 공헌자에 대한 예우를 다하고자 하는 전라북도는 진정 문화예술인의 도시라 자부하고 특화될 만하다. <끝>

  /김순석    문학박사  전주전통문화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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