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명성은 여전했다. 학교 이름을 바꾼 군산상일고가 ‘제57회 대통령배 전국 고교야구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대역전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총력전 끝에 짜릿한 역전승으로 대통령배 정상을 차지했다.

서거석 전북교육감도 축하메시지를 통해 “군산상일고의 대통령배 우승을 축하한다”면서 “군산상일고가 37년 만의 우승을 계기로 ‘전북의 명문’ 고등학교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군산상일고는 군산상고 시절 대통령배에서 3번이나 우승한 전통의 강호로 ‘역전의 명수’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다. 마지막 우승은 1986년이었다. 올해는 군산상일고로 교명을 변경한 뒤 첫 우승이라는 감격을 맛봤다.

군산상일고는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인천고에 11-10,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9회말 1사 만루에서 박찬우가 왼쪽 담장 근처에 떨어지는 대형 타구로 경기를 끝냈다.

시작은 인천고가 좋았다. 군산상일고 선발 이병주의 제구 난조를 기회로 만들었다. 1회 2사 1, 2루에서 김지석이 중전 적시타와 만루상황에서 나온 김준원의 2타점 적시타로 3-0을 만들었다.

군산상일고는 곧바로 추격했다. 1회가 끝나기도 전에 두 번째 투수를 내세워 공격을 막은 군산상일고는 이어진 공격에서 4번타자 강민제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따라잡았다.

이후 인천고는 3회 장타와 안타를 합작해 1점을 더 달아났다. 스코어는 4-1.

군산상일고도 추격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3회말 볼넷 3개로 1사 만루 기회를 얻었고, 상대의 폭투와 타점으로 2점을 따라갔다.

첫 역전이 나왔다. 군산상일고는 5회말 공격에서 적시타와 밀어내기로 5-4로 뒤집어졌다.

동점이던 6회에서 대량득점이 터졌다. 적시타와 밀어내기, 상대 실책 등이 겹치면서 9-5까지 달아났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순간이었다.

인천고도 만만치 않았다. 8회 맹추격을 펼친 인천고는 10-10 동점을 만들었다. 군산상일고는 투자 자원의 고갈로 3루수였던 강민제가 등판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강민제는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기염을 토했다.

피말리는 접전은 9회말 공격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선두타자로 나온 군산상일고 임주환의 좌전안타, 이어진 견제 실책과 무사 만루의 천금과 같은 기회를 맞이했다. 1사후 박찬우가 큼지막한 타구를 날리면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대회 MVP는 준결승에서 85구를 던져 결승진출을 이끈 에이스 정민성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