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남원향우회는 1964년 4월 27일 창립됐다.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남원 사람들이 뭉친지 어느새 60년. 고향에 대한 애정으로 모인 향우회는 긴 세월 서울과 수도권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왔다. 

처음 서울 삼청공원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초대회장에 박병진 향우를 추대한 재경남원향우회는 지금의 27대 박한근 회장(64.주생면)으로 이어지며 30만 남원 향우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시·읍·면 향우회 등 17개 지역별 향우들 간의 교류와 단합은 물론이고 고향 남원 발전을 견인해 오고 있다. 

현재 27대 집행부는 박 회장을 중심으로 홍기덕(59·주천면) 사무총장과 임혜숙 사무국장(55·아영면), 총괄본부장 김영기(76.시내), 자문위원장 류만우(76.아영면), 운영위원장 황동연(71·금지면), 기획위원장 임의택(65·보절면), 활성화위원장 지미순(72·금지면), 문화위원장1 이영정(67·운봉읍), 문화위원장2 장영순(65·금지면), 홍보위원장1 윤상호(64·인월면), 홍보위원장2 노민(52·시내)씨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또 원로 상임고문과 회장단 등이 향우회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온지 45년. 박 회장은 세대가 바뀌면서 향우회의 역할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출산 고령화는 고향 남원도 외면할 수 없는 모습이 되었다. 출향 1세대와 2세대를 거치면서 고향과의 연고가 끊어지고 세대가 교체되는 상황에서 향우회는 60대 이하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젊은 향우회원 영입은 재경향우회의 숙제다.

박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향우회”를 강조했다. 그는 “과거 향우회는 정과 추억만으로도 유지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산업사회와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마음과 지식을 나누어야 된다”며 “경제 활동이 활발한 향우들이 고향 남원의 산업 활동을 연계해 경영 노하우를 나누는 지식 공유가 이루어져야 고향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박 회장은 지난해 6월 향우회 내 ‘고향발전위원회’를 별도로 출범시키고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향발전위원회’는 각 분야별 향우들로 구성된 일종의 전문가 네트워크다. 고향 남원의 발전을 고민하며 다양한 아이디어 제공과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일예로 매년 남원시와 재경향우회가 함께 진행하는 고향 농산물 애용 및 팔아주기 행사가 일회성이 아닌 연중 상설행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향우회 사무실을 거점으로 고향 농산물과 농산 가공식품 판매장을 운영하면 고향 농민과 재경 향우회원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 기업유치에만 매달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농산물 가공산업을 발전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아이디어 실행도 제안한다. 

이런 행보의 일환으로 오는 10월 26일에는 ‘현재와 10년 후 바람직한 남원 발전 방안’을 주제로 재경남원향우회 고향발전위원회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고향이 미래친환경 산업 거점도시로 발돋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박 회장은 “향우회의 고령화는 고향의 고령화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고향발전위원회’를 통해 재경향우회부터 각별한 애정으로 잘 사는 남원을 위한 생산적인 일을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고향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들에는 재경향우회의 역할이 크다. 남원 대표축제인 춘향제를 비롯해 흥부제와 국악대전, 향우회장배 민속씨름대회에 이르기까지 매년 향우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응원 속에 치러지고 있다. 

또 남원 공공의대법 통과를 위한 시민단체 간담회와 국회 집회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고향 인재양성을 위한 남원장학숙 장학금도 매년 전달하고 있고, 고향마을 노인정 위로 방문도 빼놓지 않는다. 올 초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에도 향우들은 앞장섰다. 

박 회장은 지난 2월 재경남원향우회 1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세라믹 원료업체인 ㈜한성신소재를 운영하는 바쁜 와중에도 고향 남원에 직접 내려가 고향사랑기부 최고 한도액인 500만원을 쾌척했다. 

박 회장은 이 같은 조건 없는 봉사에 “고향이라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멈춤 없는 남원 발전을 소망했다. 

 

박한근 회장은 남원 주생면이 고향이다. 6남매 중 둘째 아들로 자랐다. 경제활동이라곤 농사가 전부였던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자식들을 열심히 뒷바라지했던 부모님 떠올리면 마음이 아리다. 그 때문에 고향 일에는 더 팔을 걷어 부칠 수밖에 없다. 주생초와 남원중 그리고 남원농업고(현재 남원용성고)를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자리를 잡고 서울산업대에서 학업을 이어갔고, 한국산업기술대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자신의 사업체를 일구면서도 대학 강단에서 후학에 힘쓰며 바삐 지내고 있다.

주생면 재경향우회장으로 8년간 활동했고, 이제는 보폭을 넓혀 재경 남원시향우회를 맡아 이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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