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문화재단이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의 지평을 넓힌 전주완창무대로 귀명창들을 초대한다.

완창은 판소리 한바탕을 짧게는 두세 시간에서 여덟 시간 이상까지 고수의 북장단에 맞춰 혼신의 판을 꾸린다.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극한의 무대로 통한다.

이번 무대는 조혜진, 조희정, 김정훈, 박현영, 강길원 명창과 조용수,고용복, 조용안, 박준호, 김태영 고수가 나선다.

첫 공연은 14일 조혜진 명창이 동초제 흥보가로 막을 올린다. 동초제는 김연수 명창이

1930년대 당시 송만갑·유성준·정정렬 등에게 배운 소리를 기반으로 창시한 것. 자신의 호인 동초를 따서 이름 붙였다. 가사와 문학성을 중시해 사설이 정확하고 너름새가 정교하며, 붙임새가 다양하다. 또한 가사 전달이 확실하고 맺고 끊음이 분명한 특징이 있다.

이어 21일에는 조희정 명창이 동초제 춘향가를 들려준다. 조희정의 집안은 대통령상을 12개 보유하고 있는 국악 명문가이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 보유자로 지정되어 동초제 판소리의 계보를 이어온 조소녀 명창이 그의 스승이자 어머니이고, 공연에 함께하는 조용안·조용복 고수는 사촌 오빠들이다.

새달 4일에는 김정훈 명창이 보성소리 강산제 심청가로 인사한다. 강산제 심청가는 서편제의 창시자인 박유전의 초창기 소리로 서편제의 너무 애절한 것은 지양하고 되도록 점잖은 기풍을 조성했다. 소리의 마디마디에 공력을 들이고 성음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특색이다.

11일엔 강길원 명창이 박봉술제(김일구바디) 적벽가로 무대에 선다. 중국의 삼국지연의 가운데 적벽대전을 소재로 적벽강 싸움 전후 부분을 차용하고 여기에 몇 가지 이야기를 첨삭해 판소리로 구성했다. 대마디 대장단의 남성적인 창법이 특징이며, 상하성이 뚜렷하고 호령하듯 소리를 내는 부분이 많기에 공력이 많이 들어가고, 붙임새 또한 까다롭다. 특유의 해학과 등장인물의 위엄이 돋보인다.

마지막 무대는 18일 박현영 명창이 정광수제 수궁가로 장식한다.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여러 가지 동물들의 모습에 빗대어 인간들의 세태를 풍자적으로 담아낸 소리다. 정광수제 수궁가는 힘 있는 통성과 우조 성음이 사용되어 동편제적 특징을 품고 있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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