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용머리 생태숲 조성사업에 막대한 혈세가 투입됐지만 부실한 관리로 사실상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시재생뉴딜사업 일환으로 조성됐지만 지역주민들의 외면 속에 전주시는 '예산 부족' 이유를 들어 관리에 손을 놓고 있었다.

11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 용머리골 생태숲 조성사업'은 국토부가 주관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2월 조성 착수를 시작해 올해 9월에 개관했다.

총 16억 원(국비 60%·도비 10%·시비 30%)이 투입됐으며, 이 중 13억 원은 생태숲(소공원) 조성에, 나머지 3억 원은 도서관 설치비용으로 들어갔다.

생태숲에는 단풍나무·수국 등 다양한 식생과 산책로와 도서관 등이 포함된 공간으로 조성됐으며, 주민들의 생활편의를 높이고 여가생활을 지원하는 취지로 조성됐다.

하지만 이날 찾은 전주시 서완산동 용머리 여의주 마을 생태숲은 예상과 달랐다. 수풀이 무성해 상당 기간 방치된 것처럼 보였고, 산책로 발판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뒤쪽으로 들어오는 계단에 자라난 잡초들은 더욱 심각했다. 심지어 숲 한 켠에 설치된 식수대는 작동도 하지 않았다.

관리가 안 되는 곳은 비단 외부 소공원뿐만이 아니었다. 

도서관 내부에 위치한 10평 남짓의 공원마저도 잡초들이 무성했다. 이곳 또한 오랜 기간 관리가 안 된 것처럼 보였다.

도서관 한켠에 걸려있던 과거 사진은 이 곳이 얼마나 관리가 안됐는 지 실감케 했다.

도서관 창문에는 방충망조차 없어 벌레가 마구 들어왔고, 환기를 시킬 수 없어 공기청정기에 의존하고 있었다.

도서관 자원봉사자 A씨는 “자주 관리를 해야 하는데 무슨 이유에서 인지 조치가 없다. 도서관은 주로 아이들이 단체로 찾아오는데, 벌레도 들어오고 환기도 안 되니 조금 걱정된다”며 “관계자분들이 하루빨리 정비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현재 도서관 외부를 둘러싸고 있는 생태숲은 아직 ‘공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적인 사업이 종료되지 않아 여전히 조성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공원녹지과가 아닌 도시정비과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적인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종료되는 시점인 2023년 말까지 유지된다.

현재 도시재생과는 관리비 예산이 없어 이를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관리비 예산은 도시재생뉴딜사업의 또 다른 사업의 비용으로 사용돼 모두 소진된 상태다.

이 같은 도서관의 상황은 예산 부족으로 내년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유지관리 비용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체적인 사업이 종료돼 공원녹지과로 업무가 이관되는 시점에 관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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