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마음이 한 곡을 듣기 위해 관람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리골레토’. 오페라를 잘 모른다 할지라도 찾게 되는 그만큼 관객들에게 친숙하고 대중적인 아리아로 꼽힌다.

호남오페라단이 쉰두 번째 정기공연으로 리골레토113~4일 양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오페라단의 창단 38주년과 제2회 대한민국오페라어워즈 대상 수상, 그리고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 탄생 210주년 기념으로 선보인다. 오페라단이 1997년 이탈리아 제작진들과 합작으로 공연 이후 26면 만의 재공연으로 그 의미를 더한다.

리골레토는 라 트라비아타’ ‘아이다와 함께 베르디의 3대 걸작으로 통한다. 무명이었던 베르디를 최고의 작곡가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기도 하다. 꼽추 광대 리골레토와 그의 사랑하는 딸 질다, 리골레토가 모시는 호색가 만토바 공작 사이에 벌어지는 운명의 비극을 그린다.

극에는 아름다운 선율의 아리아가 많은데 그 중 여자의 마음의 경우, 1851년 리골레토 초연 당시 흥행할 것을 직감한 베르디가 철저히 비밀리에 부쳤던 곡으로 알려졌다. 공연 전까지도 성악가가 사람들 앞에서 부르는 것을 금했다고.

이 곡은 공연 날 공개되자마자 소위 대박을 쳤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관객들이 매료된 것. 베네치아 전역에서 유럽으로 퍼져 나가며 흥행 신화를 썼다고 전해진다.

 

사진 좌부터 리골레토 역 바리톤 고성현, 질다 역 최제정 교수, 만토바 공작 역  ​​​​​​신상근.이재식 교수
사진 좌부터 리골레토 역 바리톤 고성현, 질다 역 최제정 교수, 만토바 공작 역  ​​​​​​신상근.이재식 교수

3일 첫 공연에는 전북 출신의 세계적인 성악가 바리톤 고성현이 출연해 극의 몰입도를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리골레토 역은 그의 단골 배역으로 1989년 이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태리 스칼라극장 주역 가수 바리톤 자코모 메디치(리골레토 역)와 소프라노 제수아 갈리포코가(질다 역)를 초청하는 한편 전국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최세정 교수가 질다 역으로 더블 캐스팅됐다. 바람둥이 만토바 공작 역은 신상근 경희대 교수가, 이재식 군산대 교수가 맡는다. 또 전주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의 공동 협연으로 극에 풍성함을 더할 예정이다.

조장남 예술총감독은 호남페라단은 민간단체로서는 드물게 근 40년간 명맥을 유지하며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단순히 작품을 올리는데 그치지 않고 수준까지 높이고자 특별히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성현 씨가 리콜레토 역을 잘할 수 있는 완숙의 경지에 이르렀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고향 무대에서 인사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초청했다다른 단원들 역시 이 공연으로 여러 번 무대에 섰던 터라 여느 해 작품보다 완성도가 높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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