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꺼내보면 좋을 법한 마흔 살 위로 사전’.

정읍 출신 박성우 작가의 신작 에세이집으로, 견디기 힘든 삶의 순간순간마다 펼쳐지는 마음의 모든 상황을 가나다순으로 정리한 응원과 격려의 인생사전이다.

지친 일상을 보듬어 줄 순수하고 다채로운 100가지 단어로 꾸린 이 사전에는 직장이나 가정, 혹은 거리에서 실제로 마주할 만한 상황들이 가득 들어 있다.

책에 실린 단어들은 우리의 마음을 마구 이끌거나 어딘가로 몰아가지 않는다. 오늘은 어떤 마음이었는지 그저 가만히 들어주고 다독여 줄 뿐.

이를테면 빨래를 널다가 문득 볕 좋은 창가에 앉아 쉬는 마음은 감미롭다, 원룸을 전전하다가 친구를 초대할 수 있는 전셋집이 생겼을 때의 마음은 대견하다로 표현하는 식이다.

단어와 상황의 조화가 절묘해 공감 가는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어렴풋할 뿐 정확하게 알 길 없었던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된다.

지금의 기분을 찾아가며 발췌해 읽으면 자신의 마음에 꼭 맞는 언어의 처방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나가면 잔잔한 파도처럼 마음을 다독이는 휴식을 선물 받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각 단어마다 붙은 마음 곁에 마음을이라는 별도의 읽을거리는 이 에세이집의 백미라 할 만하다.

한 편의 시가 되기도 하고 하루의 명상이 되기도 하는 이 짧은 글은 너무 무겁지도 장엄하지도 않게 조용한 반성과 다정한 위로로 가슴에 내려앉는다.

박성우 시인은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동시집 불량 꽃게’ ‘우리 집 한 바퀴등이 있다백석문학상과 신동엽문학상, 윤동주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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