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카세트 테이프를 제조하는 공간이었던 팔복예술공장의 발자취를 되짚는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전주문화재단이 자체 제작한 연극 엄마의 카세트 테이프, 나의 작은 햇살4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두 차례에 걸쳐 관객과 만난다.

전주문화예술교육센터 운영 사업 일환으로 추진된 이 작품의 개발은 2021년부터 3년여 동안 진행됐다. 2021년 문화예술교육의 방식으로 엄마와 딸의 이야기, 지난 세대의 추억들을 수집했고 팔복동 주민들과 과거 쏘렉스 공장 근로자들의 구술채록 기록들을 토대로 작품을 완성했다. 이듬해 이를 시범 공연했으며, 올해 10월에는 문화예술 분야 관계자 초청 쇼케이스를 추진한 바 있다.

작품은 초기 단계에서 팔복예술공장의 대표콘텐츠로 기획되었지만, 현재 한옥마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권역을 전주시 일원으로 확장하는 시의 정책 방향성과 발맞춰 팔복동으로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관광콘텐츠로의 발돋움을 앞두고 있다.

'엄마의 카세트 테이프는 엄혹한 시대를 온몸으로 건너온,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작은 존재들의 희망과 꿈, 우정과 연대, 좌절과 상처를 오롯이 마주하게 되는 딸의 이야기다.

극은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던 딸이 먼지 쌓인 낡은 상자 속에서 엄마의 젊은 시절 사진들과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 하나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그 테이프 속에는 당시 카세트 테이프 공장의 여공으로, 가난하고 가진 것 없지만 누구보다 빛나는 꿈을 품고 있었던 스무 살 엄마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공연은 팔복예술공장 내·외부 공간을 무대로 관객과 배우가 함께 이동하면서 만들어가는 몰입형 연극이다. 관람하는 과정에서 관객들은 1980년대 여공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어서 오라는 동료들의 손짓에 따라 함께 이동하기도 한다.

관객들은 극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팔복예술공장 곳곳을 누비며 돌아보면서 군데군데 남아있는 과거의 흔적들을 찾아보는 게 이 공연을 즐기는 관전 포인트다.

백옥선 재단 대표이사는 과거 문화예술을 상징하던 카세트 테이프 공장은 사라졌지만, 지금은 그 토대 위에 세워진 팔복예술공장에서 오늘의 문화예술을 꽃피우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팔복예술공장의 과거와 현재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콘텐츠로서 잠재력을 가진 이 작품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극은 4일 무료 공연에 이어 최종 보완을 거쳐 내년에는 연 10회 이상의 유료 공연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공연 예매는 선착순 접수로, 팔복예술공장 누리집을 통해 하면 된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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