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잃은 엄마의 상실감과 고통을 어디에 비할까. 이는 쉬이 가늠할 수도 없고 그 어떤 것으로도 위로가 안 되는 남겨진 이가 오롯이 견뎌야 할 몫으로 남는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이 애끓는 모정을 다룬 우리 어매를 쉰여섯 번째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올린다.

작품은 자식과 갑작스러운 이별을 마주한 엄마의 지옥 같은 시간을 신화적 판타지로 그려낸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부재가 주는 고통을 담은 이야기는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다양한 이야기로 존재해 왔다.

어렵사리 얻은 딸을 떠나보낸 부모의 이야기를 재담 소리로 풀어낸 배뱅이굿이라든지 자신을 버린 부모를 구하기 위해 저승길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무속 신화 바리데기’, 그리고 아이가 죽자, 죽음의 신을 찾아 떠난다는 덴마크의 안데르센 통화 어머니 이야기등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읽힌다.

 

이번 작품의 특징은 창극의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사와 미학적 방식을 취한다. 특히 삼신할매가 나오는 서천꽃밭에서의 기다란 천들은 살풀이춤의 흰 수건처럼 이별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등 미장센을 나타내는 무대 요소가 곳곳에 펼쳐진다.

또한 등장인물들은 무대 상수와 하수라는 고정적인 등장에서 벗어나 무대 전체를 광범위하게 활용한다.

음악의 경우 남녀의 청을 하나로 통일해 공연했던 기존 패턴과 달리 청을 구분시켜 창자들이 최상의 실력을 발휘하도록 했다. 기존의 어려운 사설로 된 가사를 말하기 방식으로 바꿔 쉽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게 제작됐다.

총감독은 조영자 예술감독이 맡았다. 남인우 북새통 대표가 연출과 작사를, 작창은 김영자 명창, 작편곡과 지휘는 이용탁 관현악단 예술감독, 안무에 장은정 등이 나선다.

주연으로는 동이 엄마 역에 장문희 수석단원, 삼신할매 역 김세미 지도위원, 강림차사 역 박태빈 창극단원 등이 열연을 펼치고 창극단 전 단원이 출연해 무대를 가득 메운다.

조영자 예술감독은 문명의 발달과 시대에 따라 효의 개념은 과거와 달리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은 어머니는 항상 고마움과 그리움의 대상이라는 점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자식에게 베푼 헌신과 사랑을 잊지 않고 상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무료 공연으로 10일과 11일 양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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