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시험장 직원들.
수박시험장 직원들.

전북농업기술원 수박시험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박만을 연구하는 특화작목연구소로 1995년에 설립돼 올해로 29년째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박시험장은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중·소과종과 유색칼라 수박품종 육성, 씨 없는 수박 연중생산 및 명품수박생산 실용화기술, 수박 표준재배 및 디지털농업 적용 수경재배 기술개발, 수박전문가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 교육 운영 및 현장기술 지원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험장에는 연구직 5, 일반직 1, 공무직 2명 등 총 8명이 상시 근무하면서 개발된 기술이 전북도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소비 트렌드에 맞는 신품종 육성

국내 12인 가구의 비중이 전체인구의 50%를 넘어서면서 기존 대형 수박(78kg)에 대한 소비심리의 위축과 수박을 대체할 다양한 수입과일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대과종 수박의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 기호에 적합한 신품종 연구로 9개의 품종(·소과종 3, 대과종 2, 중간모본 4)을 출원했으며 품종보호 등록을 모두 완료하고 관련 업체에 기술이전(통상 7, 전용 2) 했다. 특히 중·소과종인 다크호스는 소비자와 유통 전문가 등에게 우수한 식감으로 호평을 받았다. 현재는 새로운 재배기술인 수직 줄기유인 재배에 맞는 신품종과 먹기 편한 씨 없는 수박 품종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요자 맞춤형 기술개발 및 보급을 통한 저온기 수박 생산 확대

익산 북부지역에서 저온기에 재배되는 수박은 전년도 11월부터 토양관리를 한 후 12월 하순1월 하순경에 어린 수박 묘를 정식한다. 이후 4개월 동안 보온과 환기 등 시설환경 관리를 통해 전북에서 처음으로 4월 하순부터 출하된다. 이 시기(14)에는 기온과 일조량 확보가 어려워 보온이 필수이며 착과 관리의 성패에 따라 생산성이 결정되기 때문에 재배면적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다. 수박시험장에서는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저온기에 수박이 안정적으로 재배가 가능하도록 토양 및 양분관리 기술, 전열선을 이용한 착과 안정기술 등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정식시기부터 수확기까지 지속적으로 현장 기술지원을 한다.

그 결과 90년대 중반에는 시설하우스를 이용한 수박 재배면적이 20ha정도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약 180ha 정도로 증가해 전북지역의 수박 주산지로 자리매김하는데 큰기여를 했다. 현재는 꽃가루 매개용 꿀벌의 부족현상을 대응하기 위해 저온기 뒤영벌을 이용한 착과기술 연구를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국 유일의 불임꽃가루 이용 고품질 씨 없는 수박 생산

먹기 편한 씨 없는 수박은 주로 3배체 품종을 재배하거나 불임꽃가루를 사용하여 만들어지고 있다. 3배체 품종은 고온에 대한 견딤성이 우수해 40가 넘는 시설하우스의 고온에서도 생리장해 발생이 적어 품질이 떨어지지 않고, 상품수량이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 주로 고온기 재배를 많이 한다. 반면 저온기에는 착과가 불안정하고 생육 후기에 속이 비어있는 공동과 발생이 증가해 상품과율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온기에는 품질이 우수한 2배체 품종과 불임꽃가루를 사용해 씨 없는 수박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정읍지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불임꽃가루를 이용해 씨 없는 수박을 생산하며, 일반 수박에 비해 1020% 높게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불임꽃가루는 전량 일본에서 높은 가격으로 수입하기 때문에, 고스란히 농가에 부담이 된다. 따라서 수박시험장에서는 꽃가루 채집·분리부터 불임화, 저장기술 등 연구를 추진해 국산 불임꽃가루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이 농업 현장에 보급되면 수입 불임꽃가루에 비해 가격이 32%정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불임꽃가루 국산화 기술을 관련업체에 기술이전해 현장보급을 앞당기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재배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전북이 씨 없는 수박의 주산지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다.

스마트팜 적용 정밀 생산기술 개발

수박은 토경재배 위주로 1세대 스마트팜에 머물러 있으며 재배기술의 발달로 연중 2번에서 많게는 3번까지 생산하지만 연작에 의한 피해가 빈번하다. 기형과 등 비상품과의 발생이 많아 연작장해 해소와 품질향상을 위해서는 토경재배에서 스마트팜을 접목한 수경재배로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저온기 재배시 보온관리를 위해 소형터널을 설치·관리하고 있으나 수동개폐로 인해 과다한 노동력이 투입되고 있다. 이러한 애로를 해결하고자 현재까지 소과종 수박의 수직 줄기유인 장치를 개발했고 자동 급액관리 설정 및 재배기술 체계를 확립한 결과, 토경재배 대비 생산성이 60% 정도 증가했다.

명품수박 아카데미 운영을 통한 전문가 양성

수박 재배 농업인의 영농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재배 전문가 및 핵심리더를 양성하기 위하여 2008년부터 명품수박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명품수박 아카데미는 2022년까지 전북, 전남, 충남, 경북, 인천, 광주 등 6개 광역 시·19개 시·군 참여를 통해 556명의 재배 전문가를 양성했다.

 

전북농업기술원 수박시험장 연구사에게 묻다

-연구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수박은 대부분 토경재배로 재배하며, 타 작목보다 노동강도가 높아 신규 및 청년 농업인의 유입이 적은 편이다. 또한 기존 농업인들은 고령화가 되면서 신기술 확산이 갈수록 어렵다. 그러나 스마트팜을 적용한 수경재배 기술 등 새로운 기술들의 현장보급을 앞당기는데 주력하고 현장 기술지원 및 교육을 확대해 나간다면 신규 및 청년 농업인들의 유입이 촉진돼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수박 기능성 성분분석중인 정주형 농업연구사
수박 기능성 성분분석중인 정주형 농업연구사

-어려운 와중에 보람있었던 점이 있다면

재배 현장에서 만나는 농업인들이 수박시험장 연구기술 접목으로 소득이 향상됐다는 말을 들으면 보람을 느낀다. 전북은 1기작 수박을 수확한 후 2기작에 일반 수박을 심으면, 한여름 시설하우스의 고온(45내외)으로 중부지방의 일반 수박에 비해 상품성이 떨어져 농가의 소득이 감소한다. 이런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맞춤형 씨 없는 수박 재배기술을 보급한 결과, 농가의 소득이 향상돼 연구하는 보람이 있다.

수박 당도 측정하는 이은영 농업연구사
수박 당도 측정하는 이은영 농업연구사

-연구사업이 농가에 보탬이 될 수 있을까

정읍지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불임꽃가루를 이용해 씨 없는 수박을 생산한다. 현재는 일본산 불임꽃가루를 사용하는데, 수박시험장이 연구한 국산 불임꽃가루 생산기술로 대체하면 농가 경영비가 32%정도 절감된다. 또한 씨가 없어 먹기 편하고 맛있는 수박을 저온기에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어, 수박 소비가 증가하고 재배 농업인의 소득도 향상될 것이다.

수박 양액공급 조절하는 김진혁 농업연구사
수박 양액공급 조절하는 김진혁 농업연구사

-앞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할 계획인가

수박시험장은 항상 수박 재배 농업인들의 소득과 삶의 질 향상에 목적을 두고 연구사업을 추진한다. 농업인과 영농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농촌의 노동력 부족, 고령화 등에 대비하고 도내 수박 시설하우스에 적합한 수경재배 연중생산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팜 고도화를 통해 수경재배 정밀 생육진단 기술을 적용하고, 생산성과 품질이 향상되는 모델을 개발해 완전한 수박 2세대 스마트팜 실용화에 앞장서고 싶다.

수확된 수박을 들고 환하게 웃는 조승현 실장
수확된 수박을 들고 환하게 웃는 조승현 실장

-연구실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수박 영농기술의 화수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수박시험장은 29년 동안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수박 재배농가에 도움이 되는 영농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 새로운 연구가 계속 나와서 농업인들이 항상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연구실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자료제공=전북농업기술원 수박시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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