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정오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예고에 없던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특정 사안에 대해 대국민 메시지를 낸 것은 지난해 이태원 참사 이후 두 번째다. 큰 표차로 엑스포 유치가 불발돼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우리나라 부산은 총 165표 중 29표를 받는 것에 그쳤다.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가 119표를 얻어 유치에 성공했고, 이탈리아(로마)는 17표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96개국 정상과 150여 차례 만나며 지난 1년 반 동안 아쉬움 없이 뛰었고, 민관 합동으로 열심히 뛰었다”면서 “엑스포 유치를 총지휘하고 책임을 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에게 실망시켜 드린 것에 죄송하다. 제 부족의 소치”라고 사과했다.

이어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국토 균형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하고,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기여라는 국정 기조도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 사우디아라비아에 “핵심 파트너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원하던 엑스포 리야드 개최를 성공적으로 이루게 돼서 정말 축하한다”며 “우리가 엑스포 유치를 위해 그동안 준비해왔던 자료와 경험, 자산을 충분히 지원해 사우디가 2030년 성공적인 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사전예고 없이 점심시간에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10여 분의 메시지 동안 김대기 비서실장과 조태용 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을 비롯한 수석급 참모들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