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웃도는 규모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지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는 2030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청년층의 부족한 금융 지식과 정보, 가치관이 부동산 영끌과 주식, 코인 빚투 등 충동적인 투자로 이어지면서 핑크빛 미래를 꿈꿨던 이들이 예상치 못한 고금리, 고물가, 자산가격 조정에 발목을 잡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2030세대들의 대출 문제가 우리나라 경제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 청년부채 현황과 청년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금융부채 문제의 사회구조적 해결 방안을 3회에 걸쳐 모색해본다./편집자

지난 4월 26일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부채상환 부담 증가와 시사점에 대한 영상보고서를 게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26일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부채상환 부담 증가와 시사점에 대한 영상보고서를 게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1. 빚더미에 나앉은 청년들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이모(29·)씨는 해외여행을 다녀와 카드빚에 허덕이고 있다.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카드 한도를 기존 250만원에서 450만원으로 늘렸던 이씨는 여행을 다녀온 후 매달 나오는 월급은 카드값으로 다 빠져나가고 월급으로 충당이 안 될 때에는 신용카드로 구매해 생활하고 있다. 이씨는 카드값이 월급을 앞지르자 연체가 이어지면서 결국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급한 불부터 끄게 됐다. 이씨는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하다보니 지출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신용카드만 점점 늘었났다면서 이제 빚더미에 내몰리다보니 너무 고민 없이 살았나 싶어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빚 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신용대출 차주 규모와 연체율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책금융상품에 손을 벌리는 청년층도 늘고 있어 과도하게 불어난 이들의 대출이 앞으로 우리 경제에 잠재적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0월 김상훈 의원(국민의힘·대구 서구)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 7월까지 5대 시중은행과 6대 증권사에서 20·30대 청년층이 받은 대출은 1338093억원에 달했다.

청년층은 한 해 동안 754604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고, 84888억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주식 신용거래는 46890억원, 미수거래 37709억원으로 빚투를 위한 부채 또한 상당한 수준이었다.

특히 청년층의 인터넷전문은행 비상금대출이 늘고 있다. 손쉬운 대출 실행으로 소득이나 담보가 없더라도 스마트폰으로 몇 가지만 입력하면 수백만원을 빠르게 대출해 주고 있다.

때문에 상환 능력이 부족한 대학생 등 20대들까지 겁없이 대출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아 비상금대출을 시작으로 빚쟁이의 길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광주 동구남구갑)이 인터넷은행 3(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8월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비상금대출 잔액 26602억원 가운데 신규취급액은 1804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20대 이하 차주 비중이 48.1%(8676억원)로 절반에 육박했다.

도내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2030세대의 빚 문제는 저출산·고령화라는 또다른 사회문제를 만들어 결국은 우리사회를 뿌리부터 갉아먹고 있다면서 이들의 소득을 늘리고 빚을 지지 않는 여건을 마련하면 되지만 해법을 찾기는 쉽지가 않아 정부 차원에서 정교하고 선별적인 중장기적 금융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