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90년대 전주 고사동에 자리했던 온다라미술관은 전문전시공간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그 활동이 지역 대안공간의 선례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끈다.

온다라미술관은 상업화랑으로 개관했지만, 실험적이고 비영리적인 전시 공간을 지향했다는 이유에서다.

채영 공간시은 대표는 8일 열린 전북도립미술관 국제 포럼 난파선과 승선자들:전북미술의 대안적 전시공간으로서 온다라미술관 사례연구주제발표에 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포럼은 1990년대 이후 구조와 체제에 저항하는 세계 각지의 미술을 다루며 예술의 사회적 실천을 조명하고자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온다라미술관(관장 김인철)은 전시를 통한 민중미술운동의 유입은 물론 문화예술교육 장소, 공연예술분야 소극장 무대, 그리고 지역민들의 커뮤니티 활동 장으로도 기능했다고 설명했다.

채 대표에 따르면 온다라미술관이 설립된 80년대는 사회변혁 운동의 시기로, 미술계는 당시 주류였던 단색조 그림(모노크롬)에 반발해 현실비판적 사실주의 (리얼리즘 미학)를 바탕으로 하는 민중미술이 싹트기 시작했다.

미술관도 이 같은 흐름과 맥을 같이 하고 있었다. 당시의 소나 고추 파동과 같은 현실적인 농촌·농민 문제를 다룬 전시로 관람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이 시기 도내 미술계는 전통적인 선비 사상과 함께 서예·문인화의 예맥을 중시하는 보수적 화풍과 각 장르에 걸친 구상 계열의 미술 경향을 보였다.

미술관은 1992년 폐관하기까지 5년 동안 82회의 전시를 진행했다. 그는 대관을 통해 수익을 올리기보다는 판매와 운영 적자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대부분의 전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기획전·초대전 중심의 전시가 74번 이뤄졌다며, 지역 전시 공간에 있어선 특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차적인 전시 외에도 26회 강연과, 9회 강좌, 2회 영화제 등 다양한 행사도 기획·진행 민중미술운동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지역미술 문화 인구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했다.

채 대표는 온다라미술관은 지역의 일반대중이 문화 수용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인식 속에서 새로운 이러한 활동을 전개했고, 문화공간이 부족한 전북지역에서 문화행사 장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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