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작물보호팀은 다양한 작목을 재배하고 있는 농업인에게 농작물의 병해충 발생을 예측하고 적기에 방제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상재해로 인한 농업분야 피해 최소화를 위해 기상분석자료를 수시로 제공하고 농작물 재해예방을 위한 사전·사후관리 현장기술지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양봉 및 축산분야 신기술보급사업을 현장에 적용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술보급과 작물보호팀원들
기술보급과 작물보호팀원들

과수화상병 등 국가관리 검역병해충 예찰 및 공적방제

동물에서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정부에서 지자체와 함께 직접 관리하는 것처럼 식물에서도 과수화상병과 같은 고위험 검역병해충은 식물방역법에 의해 국가관리병해충으로 분류돼 발생 시 매몰방제를 추진하게 되는데 사전예방 관리부터 발생여부 예찰, 발생했을 때 신속한 매몰처리까지 관련업무를 다룬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나 배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한번 발생하게 되면 몇 주 내에 병에 걸린 나무가 고사하고 주변으로 매우 빠르게 전염되며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과수산업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 고위험성 병이다. 따라서 겨울철 과원에 가지치기 단계부터 농기구 소독을 철저히 하고 불필요한 외부인 출입을 자제시키는 등 교육과 홍보를 추진하고 개화 전후 3회에 걸쳐 방제약제를 보급·살포해 감염을 차단한다. 또한 생육기에는 발생여부를 조기에 발견해 신속히 매몰처리함으로서 주변으로의 확산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기상에 따라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병해충의 예측과 적기방제 유도

지난 2021년 도내 벼 재배면적의 40%가 넘는 면적에서 도열병, 세균벼알마름병 등이 대규모로 발생해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는 등 피해를 입어 재해복구비 391억원이 투입된 사례가 있다. 이렇듯 병해충의 대발생은 식량생산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병해충의 발생을 예측하고 적기에 방제하여 발생량을 낮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매년 20여억원의 방제비를 지원하고 도와 시군농업기술센터가 협력해 병해충 현장조사를 위한 예찰지점을 264개소에 운영하고 있다. 조사결과는 데이터화되며 기상상황, 현장예찰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병해충의 발생을 예측하고 방제적기를 설정해 들녘별로 공동방제를 유도하고 있다.

농업재해 최소화를 위한 사전·사후 기술지원

겨울철에는 한파와 폭설, 봄철 과수류 개화기 저온피해, 여름철 잦은 극한 강우로 논과 밭이 침수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의 여파는 농작물이 가장 민감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상예측정보를 신속히 전파하고 태풍, 집중호우, 한파 등 예상되는 재해에 대한 사전대비요령 등 정보제공, 현장기술지원 등을 실시하고 피해발생 시에는 현황조사, 사후대응을 위한 정보제공, 피해가 클 경우 일손돕기를 추진해 농가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양봉 및 축산분야 신기술 보급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과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된 신기술로 사업화된 국비사업을 현장에 적용해 양봉 및 축산분야 스마트화를 촉진하고 혹서기와 혹한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기반마련에 힘쓰고 있다. 특히 양봉의 경우 월동폐사, 응애피해 증가 등으로 개체수가 위협받고 있어 도 축산과, 기술원 잠사곤충시험장과 함께 협업 대응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전북도양봉연구회를 출범시켜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과 정보교류의 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전북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작물보호팀 연구사에게 묻다

-지도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겨울철 극한 한파와 폭설, 여름철엔 폭우와 태풍, ·가을철엔 가뭄이 찾아오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이상기상으로 인해 작물이 큰 피해를 입기도 하지만 기존 발생하지 않던 병해충이 나오거나 특정 병해충이 여러 시군에 대량 발생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상기상과 병해충과의 관계를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며, 고도의 전문성과 많은 현장 정보수집 활동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늘도 없는 논과 밭에서 병해충 예찰작업을 진행하는 일이 쉽지 않아 기피하는 업무가 되면서 전문인력 또한 턱없이 부족해 방제방향을 설정하고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방제기술정보를 지원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사과 월동전 페로몬 트랩에 유인된 해충들을 살피고 소현규 작물보호실장
사과 월동전 페로몬 트랩에 유인된 해충들을 살피고 소현규 작물보호실장

-어려운 와중에 보람있었던 점이 있다면

2021년 가을장마가 길어지며 벼 도열병 등 생육후기 병해충이 발생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2022년부터 월동기 도열병원균 밀도조사, 도열병 포자채집기 운영, 시군 집중방제기간 설정, 병원균의 농약 저항성 발현 회피를 위한육묘상자처리제 약제 다양화, 시군별 출수기 공동방제 예산투입 요청 등을 통해 올바른 농약사용, 방제적기 등을 성공적으로 현장에 적용시켜 도열병 발생량을 85%이상 줄이고 올해도 비가 많았지만 병해충으로 인한 큰 피해없이 안정생산을 유도한 것이 매우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

과수화상병의 월동기 의심궤양 존재여부를 예찰하는 송병록 농촌지도사
과수화상병의 월동기 의심궤양 존재여부를 예찰하는 송병록 농촌지도사

-지도사업이 농가에 보탬이 될 수 있을까

벼농사의 경우 각종 병해충을 예방하기 위해 종자소독단계부터 모내기, 출수기 등 생육단계별로 적절한 약제처리가 이뤄져야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간단해 보이지만 단계단계마다 육묘상저처리제와 출수기 공동방제를 지원하고 현장예찰을 통한 병해충의 예측과 방제적기의 설정, 적절한 농약정보를 제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과수화상병은 전염력이 강해 한번 발생하면 반드시 매몰처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사전예방을 위해 동계방제용, 개화 후 방제용으로 총 3회분 예방약제를 무상공급해주고 있으며 의무적으로 살포하도록 하고 있다. 발생한 과원은 신속히 매몰해 확산을 차단하고 타작물 식재를 위한 컨설팅도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잦은 이상기상으로 인한 농작물 침수, 낙과, 꿀벌 월동폐사 등의 농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적 대응요령을 현장중심으로 추진해 농가가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보리밭 주변 논둑에서 잡힌 월동해충을 관찰하고 있는 백승유 농촌지도사
보리밭 주변 논둑에서 잡힌 월동해충을 관찰하고 있는 백승유 농촌지도사

-앞으로 어떤 지도사업을 진행할 계획인지

열악한 병해충 예찰환경 개선을 위해 장비 현대화와 스마트화가 시급하다고 생각돼 시군농업기술센터에 관련예산을 지원하고 농촌진흥청 등 관련기관에 기술개발을 지속 건의할 것이며 병해충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시군담당자 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전주기상지청과 협업해 서리, 우박 등 기상예측서비스를 확대 제공하고 벼 중심의 병해충 관리체계에서 주요과수 및 채소의 병해충 발생조사도 강화해 다양한 작목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제기술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동흡충기를 활용해 논둑에서 벼 월동해충을 채집하고 있는 전범준 주무관
전동흡충기를 활용해 논둑에서 벼 월동해충을 채집하고 있는 전범준 주무관

-지도사업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기상과 병해충은 모든 농사의 처음과 끝이다로 정의하고 싶다. 농사의 처음부터 병해충 관리가 시작되지 않으면 농사의 끝도 흐트러지고 만다. 새롭고, 획기적인 기술로 농사를 짓는다 해도 기상과 병해충관리를 소홀히 하면 목표한 바를 이뤄낼 수 없다. 그러므로 항상 기상정보에 귀 기울이고 병해충 예측정보와 방제기술을 충분히 숙지하는 습관이야말로 적은 비용으로 목표한 생산량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지름길이 되리라 확신한다./자료제공=전북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작물보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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