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예술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창조하고 제작하는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급속도로 발전하는 AI 같은 첨단 기술과 마주한 상황에서 예술 분야에서의 변화도 예외일 수 없다.

AI 예술은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형성되는 새로운 장르로, 예술의 본질과 인간과 기계 그리고 창의력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것을 예술 작품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인가 혹은 일종의 기록적 결과물로 취급해야 하는가 문제는 쟁점으로 남는다.

이 같은 흐름과 관련해 아트이슈프로젝트가 2024년 푸른 용의 해 갑진년 첫 전시로 정진용 작가의 ‘CandellaDeconstruction 해체주의를 기획했다.

전시 주제인 해체주의는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주장한 비평 이론에서 착안했다. 기존의 전통 구조주의적인 철학을 비판하고 이에 대한 재해석과 해체를 주장하는 것.

정 작가는 그간 샹들리에의 오래된 것, 빛나는 것, 성스러운 것 등 작업에 천착해 왔다. 이번 작품은 이전 이미지와 달리 분석되고 파괴되는 느낌을 전한다.

정진용, Candellai#0123, 2023,
정진용, Candellai#0123, 2023,

작가는 AI가 수집하고 모방한 그 모든 것들을 파괴하고 해체시키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철학과 존재를 화면에 그려낸다. 샹들리에의 상징적이고 권위적인 형태가 이완되는 모습이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Candellai’ 라는 새로운 명사를 만들었다“AI를 시험하고 노출시킨 후 그것을 나만의 감각과 상호교환, 교류 비교의 과정 후에 해체하기로 결정했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예술은 재현이 아닌 표현이라는 것. 작가는 기계는 나의 의도를 반영하지만 그것에 대한 판단은 오직 예술가인 자신이 한다고 말한다. 인간이 제작한 예술과 다르게 자아, 미학적 근거, 철학 등의 개념은 AI가 창조할 수 있는 영역이 못 된다는 것.

이는 AI는 단지 예술의 도구 연장일뿐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한 실험적 창작을 선언하고 있는 것 같다. 마치 인간의 예술적 창조성만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라는 듯이 말이다. 전시는 새달 25일까지./정해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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