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휴무 폐지 추진을 앞두고 정반대 상황에 놓인 전북의 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거리 사진이다./조은우 기자
대형마트 휴무 폐지 추진을 앞두고 정반대 상황에 놓인 전북의 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거리 사진이다./조은우 기자

정부가 대형 유통업계의 공휴일 의무 휴업 규제에 대한 폐지를 추진을 예고하면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인 유통업계의 공룡인 대형마트의 주말 시간대 소비자 유입에 따라 전북 전통시장은 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형마트 온라인 판매도 제한 시간이 없어지면서 전통시장은 유통 경쟁에서 점차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가본 전주시 완산구의 한 전통시장 주차장. 차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던 평소와 달리 넘치는 빈자리로 장내에 손님이 없음을 짐작게 했다.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볼이 빨개진 상인들은 텅 빈 장내에서 미동도 없이 앉아 하염없이 손님들을 기다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시장 공휴일 의무 휴업 폐지 추진’ 소식은 상인들에게 상실감만 안겨줄 뿐이었다. 일부는 온라인 판매를 시작 등 폐지 추진에 앞두고 고민을 하기도 했으나 대다수가 폐업을 걱정했다.

인근 상인 이모(60대)씨는 “경기도 안 좋은 데다가 각종 행사를 하는 마트에 단골들도 못 본다. 나이가 많아 온라인 판매는 엄두도 안 나고 생계를 위해 다양한 고민이 필요한데 너무 갑작스럽다”면서 “폐지가 된다면 설 명절에도 전통시장 상권이 크게 영향을 받는 건 아닐까. 또 가게 문을 닫게 되는 건 아닐까 답답한 심정이다”고 토로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상황이 달랐다. 전날 대형마트 주차장에는 주차를 위해 깜빡이를 켠 차, 빈자리를 찾느라 이동하는 차, 장을 보고 나가려는 차들로 정신없었다. 마트 내부에도 가격 할인과 설 명절 판촉 등 행사가 진행되면서 주말을 맞아 장을 보러 온 이들로 북적거렸다.

이미 많은 수의 소비자가 몰린 탓에 발 디딜 틈이 없었으며 이 탓에 행인들은 ‘죄송합니다’, ‘지나갈게요’라고 양해를 구하며 이동해야만 했다. 홍보물을 들고 장을 보는 이들로 넘쳐났고, 넘칠 것 같은 카트나 장바구니를 위로 물건을 추가해 올리는 등 전통시장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시민 허모(30대·여)씨는 “사실 마트는 깔끔하고 많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어디에 물건이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어 먼 거리에 있는 전통시장보다 가까운 마트를 선호하는 편이다”며 “주말 휴무 폐지를 찬성하는데 거기에 온라인 배송도 한다니 더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내 한 유통업 관계자는 “평일 매출과 일요일 매출은 분명한 차이가 있어 평일 휴무제로 고무적인 효과가 있을 것 전망된다”면서도 “유통 시장 경쟁 구조가 변화하는 와중에 폐지가 된다면 설 자리가 좁아진 전통시장도 이에 맞춰 변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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