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사는 홍모(70대)씨는 지난 추석 동생이 보낸 '배 선물세트'를 열어보니 절반 이상이 상해있었다. 홍씨는 판매처에 전화해 항의하고 싶었지만, 판매처도 적혀있지 않았다. 결국 동생에게 물어봤으나 ‘지인의 지인을 통해 보낸 것이라 난처하다’라는 말에 골머리를 앓던 홍씨는 전북소비자정보보센터에 상담을 의뢰했다.

지난해 추석 장모(30대)씨도 중고 거래로 커피 모바일 상품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현금 구매 후 가족들과 커피를 마시러 갔다 당황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장씨가 이용한 상품권은 이미 사용된 상품권이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판매자에게 연락을 취해봤으나 수신 거부 처리됐는지 통화는 물론, 아무런 조처를 하지 못했다. 이에 화가 난 장씨는 센터에 신고를 접수했다.

/전라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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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대목을 앞두고 소비자 피해가 집중되면서 전북특별자치도 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고물가 시대에 따른 선물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추석보다 설 명절 기간의 피해접수 건수가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전북소비자정보센터에 따르면 최근 4년(2020~2023년)간 전주지역에서는 설 등 명절 기간에 총 764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4년간 설에는 432건, 추석에는 332건으로 설 피해는 추석보다 100건(30%)이나 많았다.

연도별로는 2020년 290건(설 182건·추석 108건), 2021년 198건(설 103건·추석 95건), 2022년 141건(설 79건·추석 62건), 2023년 135건(설 68건·추석 67건)이다. 접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으나 피해는 여전히 100건 이상 발생, 접수되고 있으며 전북으로 지역을 확대해보면 피해 수가 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 유형으로는 온라인쇼핑몰 이용이 증가하면서 구입한 명절 선물에 대한 배송지연·상품 품질 불만 등의 피해가 주로 발생했다.  또 택배 관련 물품 파손·훼손, 분실 문제나 모바일과 같은 신유형 상품권의 유효기간 경과로 인한 사용 불가 사례 등이 다수 접수됐다.

이에 센터는 예방 방법으로 ▲주문 시 물량 집중 시기 피하기 ▲배송 완료까지 운송장 등 증빙자료 보관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 및 현금 결제 유도 피하기 ▲되도록 매장 방문해 원산지 및 품질·가격 비교 등을 당부했다.

특히 이번 설에 소비자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센터는 2월 16일까지 ‘소비자피해 집중상담창구’를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진행한다. 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상담도 접수할 수 있다.

김보금 소장은 “고물가 시기에 소비가 위축되면서, 설 준비에 부담스러운 심리를 이용한 피해도 발생한다”면서 “소비자피해가 발생하면 바로 센터(282-9898)로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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