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서부권역 중학교 4곳이 유례없는 대규모 통합 절차를 밟는다.

심각한 학령인구 감소가 원인으로, 교육당국은 교육여건 개선·차별 없는 학습권 보장을 위해 해당 학교들을 통합해 적정규모학교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많게는 75년, 적게는 47년 가량 지역 구심점 역할을 한 학교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1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남원 서부권역 금지중·대강중·송동중·수지중을 단일 중학구로 개편하고 통합중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학교 통·폐합이 통상 1:1로 이뤄졌지만, 이처럼 읍·면·동을 넘나드는 대규모 통폐합이 시도되는 것은 첫 사례다.

이들 4개 학교의 지난해 4월 기준 학생 수는 50명을 넘지 못했다. 송동중 21명, 금지중 13명, 수지중 5명, 대강중 3명 등 총 42명에 불과했다.

수지중학교의 경우 학생 수 감소 등을 이유로 올해 8월 통합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수지중학교는 1949년 처음 문을 연 이래 지난해 2월까지 총 3,425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온 학교다.

1952년 4월 처음 문을 연 금지중학교는 지난해까지 총 7,365명의 학생들이 거쳐갔다.

70년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대강중학교(1955년 설립)는 지난해 졸업생 1명을 기록할 정도였다.

도교육청은 타당성 연구 용역과 주민 설명회를 거쳐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통합학교 부지를 선정할 방침이며, 부지가 확정되면 내년까지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26년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간 통합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장기적으로 적정 규모 학교 육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왔다”고 통폐합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앞서 실시된 남원 시내 전체 학교 재배치에 대한 연구용역에서도 서부권에 대한 학교통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며 “이번 통합학교 추진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다. 추진 상황을 살펴보고 도내 다른 권역에 적용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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