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미등록 경로당 난방비와 양곡비를 정부가 우선 지원하고, 경로당 기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설을 앞둔 이날 윤 대통령은 민생행보 일환으로 서울 강북구의 미등록 경로당을 찾아  안전과 이용상황 등을 살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날 방문한 경로당은 약 7평 규모로 내부에 화장실이 없고 이용 인원이 기준에 미달한다는 등의 이유로 등록되지 않은 시설이다.

현재 노인복지법상 경로당으로 등록하려면 △회원 20명 이상 △남녀 분리 화장실 △거실·방 등 공용 공간 확보 △거실 면적 20㎡ 이상 등의 기준을 맞춰야 하며, 미등록 경로당은 냉난방비와 양곡비 등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국무회의에서 미등록 경로당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미등록 경로당은 1600여 곳으로 2만3000여명의 어르신이 이용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등록 기준이라는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공간을 만들려고 정한 것이지, 현실적으로 기준을 맞출 수 없는 미등록 경로당에서 불편하게 지내시도록 그냥 둘 수는 없다"며 "제도를 꼼꼼히 살피고, 겨울 난방비부터 우선 챙기겠다"고 밝혔다.

현장에 동행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예산 내에서 최대한 공평하게 지원하고 법제를 정비해 지자체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해 어르신들이 즐겁게 여가시간을 보내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등록 경로당에 필요한 난방비, 양곡비를 즉시 지원하는 한편, 실태조사를 거쳐 올해 상반기까지 경로당 기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현장을 떠나기 전 대통령실 설 명절 선물과 과일, 떡 등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