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 정치공작이라며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방송된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1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김 여사가 재미교포 목사 최모 씨로부터 명품가방을 받는 장면이 공개된 이후 윤 대통령의 첫 입장표명이다. 당초 대담 공개에 앞서 김 여사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의 사과나 유감 표명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대신 해당 사안을 두고 총선용 공작이라는 여당의 입장에 동의했다. 윤 대통령은 "시계에다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며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 이렇게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 일로 최 목사가 작고한 김 여사 부친과의 인연을 앞세워 찾아왔다면서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 앞으로 국민들이 오해하거나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분명하게 선을 그어 처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서는 비서실이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비위가 있든 문제가 있으면 사후 감찰하는 것이지, 이런 일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 사안과 관련해 김 여사와 부부싸움을 했느냐는 질문엔 "전혀 안 했다"고 답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어떻게 소통하느냐는 질문에는 가까운 사이였지만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다선거 지휘라든지 공천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근 두 사람 간 긴장관계에는 대통령이나 당의 대표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사사로운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갈등설을 일축했다.

이어 대통령실 출신 참모들의 총선 출마와 관련 후광이 작용하겠느냐는 질문에는 특혜는 기대도 하지 말고, 나 자신도 능력이 안된다. 공정하게 뛰라고 했다고 전했다.

야권이 요청한 바 있는 영수회담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끼리 논의를 한다면 정당 지도부와 충분히 만날 용의가 있는데 영수회담이라고 한다면 여당의 지도부를 대통령이 무시하는 게 될 수도 있어 좀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입법부인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잦은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는 국회에서 의결된 법이 행정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도 여야의 충분한 숙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많이 아쉽다고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소야대가 워낙 심해 국정과제 추진에 애로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를 건제하더라고 국익과 국민을 위해 기보적으로 협조하면서 견제하는 국회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30%대 박스권에 갇힌 국정 지지율에 대해서는 "전 세계 정상들을 봐도 지지율은 굉장히 들쭉날쭉하다"면서 당선됐을 때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까지 갈 수 있도록 국민들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북 관계에 있어서 윤 대통령은 북이 핵을 포기하든, 안 하든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면서도 그 전에 인도적인 협력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에서는 물가관리와 금리,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의료개혁, ‘늘봄학교’, 저출선, 주식시장,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민생현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집무실과 국무회의장 등을 직접 안내하며 용산 대통령실 청사 곳곳을 공개하기도 했다.

신년 기자회견 없이 방송사와의 사전녹화로 진행된 이날 대담은 약 2시간 방송됐다. 대통령실은 신년대담과 별도로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약속한 김치찌개 간담회 등을 포함한 언론과의 추가 소통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대담에서 윤 대통령은 취임 초 진행했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메시지 소통에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언론과 접할 기회를 종종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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