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계잼버리 메타버스 앱 공지./박민섭 기자

'세계잼버리 메타버스 앱'이 부실 운영 등 각종 논란만 낳은 채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다.

새만금 잼버리의 성공 개최를 위해 약 10억 원을 투입, 메타버스 앱을 제작했지만 출시 초기부터 이용객이 극히 저조했으며 지난해 8월을 끝으로 업데이트 없이 반년간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당초 잼버리가 끝난 후에도 관광 플랫폼 등으로 활용하려던 메타버스 앱에 대한 향후 계획 또한 흐지부지되며 빈축을 사고 있다.

12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메타버스는 디지털 가상 공간을 뜻하는 용어로 지난 2021년 IT업계에 본격 등장했다. 특히 현실 세계와 동일하게 사회·문화 등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 세계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활동 추세 가속화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에 전국의 지자체와 경찰 등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지역홍보를 하거나, 비대면 수업, 학교폭력 상담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나왔다.

세계잼버리 메타버스 앱도 비슷한 성격이다. 세계잼버리 개최 전인 지난해 5월 25일 출시 당시에는 잼버리를 미리 경험하고 홍보키 위한 취지로 제작됐다. 관리주체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잼버리 조직위도 “전 세계 참가자들의 새로운 교류와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이용객은 저조했으며, 잼버리 앱의 질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등 애꿎은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세계 잼버리 메타버스 앱 내부
세계 잼버리 메타버스 앱 내부/박민섭 기자

실제 기자는 지난해 9월부터 이달까지 앱을 깔아 수시로 접속했다. 길다면 긴 6개월간 다른 이용자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메타버스의 주된 장점이 아바타를 사용해 다른 사람과의 소통하는 것인데,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과기부 또한 “이용객이 없다”고 말하며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여기에 잼버리 앱 리뷰를 들여다보면, 최근까지도 ‘살살 녹은 10억’, ‘최악이다’, ‘세금 공중분해 앱’ 등 이용객들의 뭇매를 맞고 있었다. 또 지난 8월 22일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으며 반년간 방치되고 있었다.

문제는 앱 방치뿐만이 아니다. 과기부는 새만금 잼버리대회가 끝난 직후인 지난해 앱을 종료할 계획이었으나 내부적인 논의 탓에 반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서비스를 늦장 종료하게 됐다. 

이에 대해 과기부 관계자는 “메타버스 앱의 종료가 많이 늦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지난해에 서비스 종료를 했어야 하는데 내부적인 문제 논의 등으로 이제야 종료시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오는 20일 종료되는 세계잼버리 앱은 당초 전북특자도에 넘겨 관광 플랫폼 등에 활용키로 했다고 과기부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북특자도 측은 향후 계획 등 논의조차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 전북특자도 관계자는 “계획은 물론 잼버리 앱과 관련된 내용을 논의한 바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성과 내기에 급급해 사전 교감과 향후 계획도 없이 성급하게 사업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내 한 행정전문가는 “수많은 혈세를 들여 출시하고, 서비스 종료 직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계획조차 수립하지 않는 것은 돈을 바닥에 버리는 격으로, 애당초 성과를 내려고 추진한 것 아니냐”라며 “새만금을 홍보하거나 관광 플랫폼으로의 활용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의 질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여전히 실효성 논란의 중심에 서며 뭇매를 맞고있는 메타버스 서울 등 타 지자체의 메타버스 활용을 비추어 볼 때 향후 잼버리 메타버스 앱이 ‘계륵(鷄肋)’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내의 한 업계 전문가는 “메타버스라는 장밋빛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면서 “유행을 타고 시작한 사업의 흐름이 끊기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실질적으로 메타버스가 유행된 주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것인데, 대면 활동의 수요가 끊겨 미래가 희미한 상황이다. 이제는 기업들도 포기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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