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대선 이후 전개되고 있는 여야의 벼랑 끝 대결이 온 국민을 진보와 보수의 사상적 골짜기를 향해 양몰이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분열을 조장하는 총선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일 정도다.

전북 총선도 이에 못지않다.

워낙 민주당 텃밭인 지역이어서 여당과의 본선 게임은 큰 변수를 가져오지 못할 수 있지만 이와 반대로 경선 통과는 곧 당선이라는 민주당 내부에서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본격화되는 예비후보자들 간 이합집산과 끊이질 않는 전략공천설 등 전북 총선이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편집자 주

▲본격화되는 이합집산

더불어민주당 1차 경선지역과 각종 여론조사 발표 이후 공천배제(컷오프) 된 전북 지역 출마자들의 이합집산이 본격화되고 있다.

1대1 경선 구도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면서 컷오프된 이들이 누구를 지지할지와 선거 구도에 얼마나 큰 변수로 작용할지가 주목된다.

가장 먼저 경쟁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이는 군산 출마자인 채이배 예비후보다.

채이배 예비후보는 지난 14일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의겸 예비후보 역시 정치 교체가 우선이라는 저의 주장에 공감했다”며 “이번 단일화가 군산 정치 변화의 가장 큰 걸음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김의겸 의원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현역인 신영대 예비후보는 채이배-김의겸 예비후보의 단일화로 궁지에 몰릴 처지에 놓였다.

다자간 경쟁이 이뤄져야 유리한 형국에 단일화로 인한 양강 체제에 들어갈 경우 그만큼 신 예비후보의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현역에 대항하는 원외 예비 후보자들의 ‘쌍끌이’는 익산갑에서도 이뤄졌다.

1차 경선에서 탈락한 고상진 예비후보는 15일 이춘석 예비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현역인 김수흥 예비후보를 난처하게 했다.

고 예비후보는 “제가 국회의원이 돼서 하고 싶었던 것은 윤석열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고 무능한 현역 정치인의 책임을 묻고 침체한 익산을 되살리는 일이었다”며 “이를 위해서는 이 예비후보처럼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노련한 중진의 정치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이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 배경을 밝혔다.

군산 채이배, 익산갑 고상진 예비후보가 현역 지역구의원을 상대하기 위해 경쟁 후보와 전략적 동반자를 자처하면서 선거 지형도 판을 흔들고 있다.

익산갑은 이번 총선에서 전북지역 처음으로 다음 주 19일부터 경선 투표를 실시하는 선거구다.

특히 이춘석 예비후보는 정읍고창 유성엽, 전주병 정동영 예비후보와 함께 전북의 대표 올드보이다.

따라서 이번 익산갑 경선 결과에 따라 전북 올드보이들의 평가 역시 영향을 줄 수 있는 시험대를 앞두고 있다.

▲올드보이들의 고소·고발전..'눈총'

3~4선을 역임했던 전북 중진 전 의원들이 출마하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경쟁후보 흠집내기도 빠뜨리지 않고 있다.

전북 전주병 지역에서 5선 도전에 나서는 정동영 예비후보는 지난달 29일 현역인 김성주 의원이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를 활용해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조사대상과 방법 등을 빠뜨려 여론을 호도했다며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이에 김 의원 측은 조사 대상과 방법 등이 담긴 카드뉴스를 함께 보냈다고 반박했다.

정읍고창 윤준병 예비후보와 유성엽 두 예비후보가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한 고소·고발에 이어 최근 선거 공고물을 놓고 또다시 '허위사실 유포'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전북 발전을 원하고 있는 전북 정치권과 유권자들의 눈에는 이들의 고소·고발전이 달가울 리 없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전북 쇠퇴가 수 십 여년 간 지속돼 온 책임을 지고 정치적 멘토로 나서야 할 중진들이 정치 후배들과 싸우는 모습은 구태정치 표본”이라며 “이들이 싸워야 할 상대는 전북 발전을 저해하는 민주당 중앙당 내부의 세력들”이라고 지적했다./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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