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주 접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생태계 교란종이다. 생태계 교란종은 생태계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종이다. 대개 기존의 생태계 질서를 흔들어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빚어내는 외래침입종이다. 당연히 개체수 조절이나 제거, 관리가 필요해진다.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는 이를 규제하는 조항을 두고 있고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니까 정부도 아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생태계 교란종은 너무 유명한 황소개구리다. 큰 체격에 왕성한 식욕 그리고 무서운 번식력으로 우리나라 생태계를 쑥밭으로 만든 양서류다. 지금 문제가 된 황소개구리는 1970년대 식용으로 일본에서 들여온 것들이다. 이것들이 자연으로 퍼져나가 생태계에서 최강의 포식자 위치에 올랐다. 곤충이나 어류는 물론 개구리나 뱀까지 잡아먹는 바람에 정부가 황소개구리와의 전쟁을 선포해야할 지경까지 갔다.

그 외에도 언론 등을 통해 많은 생태계 교란종이 알려졌다. 현재 정부에서 지정한 생태계 교란종은 황소개구리를 포함해 137종에 이른다. 뉴트리아, 큰입베스, 붉은귀거북속, 꽃매미, 가시박, 돼지풀, 미국쑥부쟁이 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 종 중 대부분은 처음에는 연구용이나 애완용, 식용 등의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수입됐다. 다른 한편으로는 목재 등 수입물품에 묻어 들어왔다. 또 가까운 나라에 사는 것들은 바다나 강물의 흐름을 타고 오기도 한다.

생태계 교란종의 하나인 서양금혼초가 2100년경에는 우리나라 국토의 4분의 1에 서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한국기후변화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현재 서양금혼초는 제주도와 남해안 등 105개 지점에서 관찰되고 있다. 전체 국토의 2.09%에 해당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탄소배출을 계속한다면 이 식물의 분포 예상지는 207013.25%, 210023.61%까지 빠르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서양금혼초는 서식지에서 타감 작용을 통해 주변 식물을 죽게 한다.

서양금혼초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경로에 대해 전문가들은 1980년대 초반 수입한 초목 종자와 함께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통로로 유입되는 생태계 교란종은 그만큼 막아내기도 어려울뿐더러 제거나 관리도 어렵다. 악영향은 어마어마하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560조원이 피해를 낸다고 한다. 한마디로 골칫덩이가 된 것이다. 더욱이 생태계 교란종이라지만 역시 하나의 생명체다. 이를 마구 잡아죽이는 것 또한 복잡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으로 이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내는 게 최선일 듯싶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