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께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에 있는 늘미곡에서 대표 서늘 씨가 소비자들이 가지고 온 자원순환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조은우기자

전주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양채은(30·여)씨는 최근 ‘제로웨이스트’를 접한 뒤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 쓰레기 배출과 무분별한 과소비를 줄이려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활비가 절약되고 있다는 게 양씨의 설명이다.

양씨는 “처음엔 거부감이 컸으나 ‘조그만 것부터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막상 해보니 쉬운 방법으로 돈도 환경도 지킬 수 있고 또, 자원순환 수거처에 물품들을 가져다주니 포인트를 지급해 줘 흥미가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전북지역 주부 등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로웨이스트’ 문화가 조금씩 확산하고 있다. 고물가 등 지속되는 불황 속 우유팩, 병뚜껑 같은 재활용품이나 재사용품을 모아 포인트로 적립하는 등 소비자들의 작은 즐거움이 지역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 폐기물, 쓰레기 배출을 감축시키는 등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아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페에서 음료 구매 시 텀블러 이용 후 할인받기, 일회용 비닐장갑 등 일회용품 되도록 사용하지 않기, 음식 포장할 때 담을 용기 챙겨가기 등 방법은 간단하고 실생활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었다.

시민 강지희(29·여)씨는 “멸균 팩은 종이 분리수거함에 안 된다고 해서 알아보던 중 씻어서 제로웨이스트 가게에 가져다주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요즘 형편도 넉넉지 않고 삶도 팍팍했는데 굉장한 걸 한 것 같고 뿌듯해, 근래들어 제로웨이스트 가게만 찾아다닌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주시 중화산동에 있는 늘미곡을 찾았다. 이곳은 전주지역 최초의 제로웨이스트샵으로 2월에 모인 자원순환 수거 품목 중 폐휴대전화는 70개, 우유·멸균 팩은 8794개(97.9kg)가 모였다. 우유·멸균 팩으로만 66.1kg의 탄소가 감축됐다. 이외에도 병뚜껑, 아이스팩, 크레파스, 폐전선 등을 수거한다.

늘미곡 서늘 대표는 “최근 자원순환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부쩍 늘어 우유 팩 같은 것들은 한 달에 만개는 거뜬하다”며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배워 부모님을 모시고 온 초등학생이나 검색을 통해 오신 분들로 수거품 양이 많아져 물건을 보내는 거래처도 늘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경제적이나 환경 측면으로도 도움이 되는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거부감을 내려놓으시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함께 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북에는 카페, 공방, 문화시설 등 총 19곳의 제로웨이스트 가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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