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흔히 잊고 사는 것 중 하나가 숲의 고마움이다. 숲은 마치 공기와 같아서 늘 접하면서도 그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숲만큼 인간에게 다양한 혜택을 베푸는 것도 드물다. 얼핏 떠오르는 혜택만 일별해도 물을 가두는 댐 기능에서부터 야생 동물 보호, 건강 증진 영향, 대기 오염 물질 흡수 등등이 있다.

어디 그뿐인가.

숲은 문화의 산실이기도 하다. 숲에서 영감을 얻고 또 깨달음을 성취하기도 한다. 숲을 다루는 문학이나 미술, 음악 작품들이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한다.

나도 봄산에서는 / 나를 버릴 수 있으리 / 솔이파리들이 가만히 이 세상에 내리고 / 상수리나무 묵은 잎은 저만큼 지네 // 봄이 오는 이 숲속에서는 / 지난날을 가만히 내려놓아도 좋으리 / 그러면 지나온 날들처럼 / 남은 생도 벅차리 // 봄이 오는 이 숲속에서 / 무엇을 내 손에 쥐고 / 무엇을 내 마음 가장자리에 잡아두리”<그대 생의 솔숲에서>(김용택)

위 시에서 화자는 숲에서 마음을 비우고 앞으로의 생에 대한 희망을 노래한다. 숲이 인간에게 주는 귀한 선물이라 할 것이다.

이렇게 숲의 다양한 혜택 중에서도 지구 환경에 미치는 좋은 영향은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사안이다. 숲이 인간이 내뿜는 온갖 오염물질들을 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탄소 흡수는 기본이고 무더위를 식히는 한편으로 먼지 등 오염물질을 저감하는 효과를 낸다. 이 모두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효용들이다.

도시 숲 효과를 분석한 결과 10년간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절반으로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2년 시흥시 산단과 주거지역 사이에 조성된 차단숲이 미세먼지를 크게 줄였다. 2012년과 2022년 미세먼지 농도를 비교한 결과 산단에서 32% 줄었고, 주거지역에서는 46.8%나 낮아졌다. 연구진은 도시숲을 점차 확대해가야 할뿐아니라 대기오염 물질 및 탄소 흡수, 폭염 저감 등 다양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 안정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 결과에서도 보듯 크게 기후 위기는 물론 시민들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숲은 더 확대되고 울창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숲은 너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무분별한 개발 탓이다. 현재 도시숲은 전 국토의 0.5%에 불과하다고 한다. 특히 수도권이나 제주·전북·충남도 등은 상대적으로 도시숲이 적다고 한다. 숲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도시숲을 조성하는데 소극적인 것은 모순이다. 더욱이 산림을 자꾸만 훼손하는 것은 미래는 물론 오늘을 사는 시민들에게도 부도덕한 일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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