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빅5' 병원에서 간호사 등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있는 가운데 전북지역 수련병원에서도 경영악화로 인한 '무급휴가 시행' 초읽기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를 맞으며 각 수련병원의 의료공백 우려로 환자 수가 급감한 데다, 수술실 축소 운영 등으로 인해 수익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태 장기화로 간호사 등 무급휴가를 장려하게되면 직역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북대병원 등 일부 도내 수련병원들이 경영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영향으로 병원 수익의 원천인 환자 수가 줄어들면서, 이에 따라 병원 재정도 비례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약물 등 구매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적자를 메꾸기에는 역부족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특히 각 병원의 인건비가 수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적자는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향후 원내 직원 '무급휴가' 장려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경영적으로 고민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현재 재정에 대한 부담감이 쏟아지는 상태"라고 했다.

도내 수련병원 중 하나인 예수병원도 경영악화에 대한 우려감을 표출하고 있다.

예수병원은 전북대병원보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2주가량 늦게 시작돼 경영악화에 직면하지는 않았지만, 걱정하는 기색은 감추지 못 하고 있다.

예수병원 관계자는 “현재는 경영악화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늦춰진 만큼 장기화가 지속되면 예수병원도 맞닥뜨릴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각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공백에 따라 수술을 3~40% 이상씩 줄인 데다 입원 환자도 크게 줄인 상황이다. 대학병원들은 이로 인한 손실액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수지 악화가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수도권 빅5병원 등은 적자 등을 해소하기 위한 직원 무급휴가 시행에 돌입했지만, 아직까지 도내 수련병원 중에서는 간호사 등 전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공지한 병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도내 한 의료계 관계자는 "수술을 시행하는 상급종합병원들이 제 기능을 잃게 되는 것도 문제다”라면서 “경영악화로 직원들에 대한 무급휴가가 시행되면 직역 간의 갈등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의료계와 정부는 하루빨리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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