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선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교수

항상 이맘때가 올해에는 입학식과 졸업식의 축사에서 어느 명언이 나올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만큼 요즘 세상이 젊은 세대의 삶에 녹록치 않음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그다지 눈에 띄는 축사는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 가수 이효리가 지난 2월에 국내 대학에서 “인생은 독고다이”라는 축사를 하여 신선함을 느꼈다. 

필자는 매년 신학기가 되면 초중고대학의 신입생과 졸업생에게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는 축사를 전라일보에 게재를 하였다. 올해는 미국의 벤자민 플랭클린의 13가지 덕목을 현재의 뜻으로 재해석하려 한다. 

(1)절제(Temperance)이다. 최근에 모든 것이 풍요로워짐에 따라서 우리도 모르게 절제를 잃게 되었다. 젊은 시절의 물욕과 식욕의 절제는 어느 마인드 컨트롤보다도 강력하다. (2)침묵(Silence)이다. 많은 말은 실수를 유발한다. 쓸데없는 말에서 화근이 된다. (3)질서(Order)이다. 소득이 높아지고 자유가 강조됨에 따라서 무질서해지나 이런 때일수록 내 자신이 질서로 무장하여야 한다. 

(4)결단(Resolution)이다. 순간마다 각 시간마다 해야 될 일이 반드시 있다. 이를 찾아서 결심하고 반드시 이행하라. (5)절약(Prugality)이다. 물질의 풍요로움에 빠지지 마라. 하나의 지우개와 연필이면 족하다. 지출을 삼가하고 낭비하지 마라. (6)근면(Industry)이다. 하루에 남는 쪽 시간을 모으면 몇 시간이 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 (7)진실(Sincerity)이다. 속임수를 쓰지 마라.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공정하게 대하라. 언행일치해라. 

(8)정의(Justice)이다. 정의를 지키고 주장하는 것은 역사의 진리이다. 거꾸로 불의를 행하지 말고, 보면 참지 마라. 어쩌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덕목이 정의일지도 모른다. (9)중용(Moderation)이다. 흑백논리와 극단을 피하라. 어른들과 정치인들이 하는 극단이 시원하고 좋아 보일지는 모르나 그건 선동에 지나지 않는다. 배우지 말고 이에 속지 마라. (10)청결(Cleanliness)이다. 항상 몸을 깨끗이 하라. 앞으로는 COVID19와 같은 전염병이 수시로 돌 것이니 청결이 제일의 예방이다. 주변과 소속 단체·가정도 청결히 하라. 

(11)평정심(Tranquility)이다. 극단에 치우치 말고 사소한 일, 별것도 아닌 일에 목숨을 걸지 마라. 사회생활의 성패는 평정심에 있다. 항상 심호흡을 해라. (12)순결(Chastity)이다. 성의식과 성생활이 개방이 되더라도 문란해지지마라. 자제력을 잃은 성생활은 언젠가는 자신과 조상 그리고 자손 세대에 악영향을 끼친다. (13)겸손(Humility)이다. 가톨릭·기독교인은 예수를 본을 받고, 불교인들은 부처를 본받아라. 옛 성현들의 겸손을 본받아 어느 때라도 겸손하여라. 교만은 곧 파멸을 부른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벤자민은 과학자이자 정치가이다. 이 열세 가지 덕목을 1780년경에 설파한 지도 거의 250년이 지나고 있으나 이는 현재에도 훌륭히 적용되는 삶에 있어서 중요한 지표들이다. 

신입생들은 신입생대로 사회에 진출하는 졸업생들은 졸업생들대로 모든 것이 생경하고 두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일반 상식에 준하는 상식선에서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 매사의 기초를 튼튼히 하여야 한다. 기초가 튼튼치 못하면 말 그대로 사상누각이다. 인생에서 지름길은 없다. 정도(正道)에 맞추어 나이에 맞는 일들을 남보다 스스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내 인생은 어느 누가 알아주는 삶을 살기 위한 생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내 삶을 인정해 주기에는 너무나 바쁘고 할 일이 많은 세상이다. 그러므로, 우선 내 자신의 삶에 있어서는 내 자신이 만족하여야한다. 이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열심히 진중하게 생활하여야 하는 것이다. 

인생의 목표와 멘토를 정하라. 이 멘토가 정기적으로 토론과 상담을 해 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고비 때마다 어려울 때마다 경험이 풍부한 멘토들의 말 한마디는 인생의 품격을 격상시키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