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병원 A간호사에게 발송된 병원 노조 메세지
전북대병원 A간호사에게 발송된 병원 노조 메세지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도내 수련병원이 환자 수 감소로 인한 경영악화로 ‘긴축 운영 초읽기’에 들어섰다.

주요 병원들은 전공의 집단 이탈로 진료와 수술, 입원환자 등이 모두 급감하자 병상 수 축소에 이어 병동 통폐합에 본격적으로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도내 수련병원 일부 간호부서에서 간호사들에게 출근을 권하지 않는 ‘응급 오프’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병상 회전율이 떨어지고 수술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문제로 병동에 인력이 남다 보니 무급휴가를 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가 수련병원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만큼 적자는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모양새다.

실제로 각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공백에 따라 수술을 3~40% 이상씩 줄인 데다 입원환자도 크게 줄인 상황이다. 대학병원들은 이로 인한 손실액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수지 악화가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원광대병원 A간호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병동에서 환자가 없어 응급 오프를 받고 있다”면서 “환자가 몰리는 중환자실에서는 의사 일이 더욱 쏟아져 평소보다 바빠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북대병원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전북대병원 노조는 간호사들에게 일괄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발송된 문자메시지는 ‘의사 근무이탈로 인해 재원 환자 수가 줄어든 이유로 일부 부서에서 부서장에 의해 연차 사용이 강요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 시 노조로 신고해달라’는 내용이다.

전북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수도권 등 타 지역의 일부 병원에서 무급휴가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원내 무급휴가 관련 내용은 없다. 무급휴가 권유에 대한 우려로 인해 보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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