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민  전주예수병원 신경과 과장
/정병민  전주예수병원 신경과 과장

/정병민  전주예수병원 신경과 과장

두통은 1년 유병률이 50% 이상 될 정도로 흔히 발생하는 증상이고, 두통 증상이 심하거나 잦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부담을 주는 증상이기도 합니다. 편두통 발작이 발생하면 업무 및 가사효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하고, 심하면 결근 혹은 며칠간 쉬어야 할 정도로 상당 부분 장애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편두통은 신경과 외래 방문하는 환자의 약 80% 이상이 이 질환으로 진단될 정도로 두통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편두통은 일반인이 흔히 오해하는 뇌의 구조적 문제(예를 들어, 뇌종양, 뇌출혈 등)로 인해 발생되는 것은 아니고, 두통 자체가 원인인 두통, 즉 일차 두통의 한 종류입니다. 편두통을 자주 앓는 사람은 쉽게 말하면 편두통이 잘 발생하는 체질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뇌의 구조적 문제가 있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뇌 영상 검사 등으로 편두통을 진단할 수는 없지만, 뇌 영상 검사로 다른 뇌의 구조적 문제가 없는지 감별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편두통 소인을 가지고 있다면, 두통을 단기간 치료를 통해 완치되는 개념보다는 장기적인 관리를 통해 조절해 나가는 만성질환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생애주기에 따라 두통 강도와 빈도가 변하는데, 보통 10대 후반에서 편두통이 시작되어 가장 생산적인 시기인 20~40대에 제일 심하다가, 나이가 50대가 넘어가면서 점차 약해지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편두통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리는 삶의 질을 높이고, 불필요한 걱정과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편두통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을 살펴보면, 두통이 주기적,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한번 두통 발작이 시작하면 보통 반나절에서 한나절 이상 아프다가, 수면을 취하거나 쉬고 나면 두통이 다소 호전되는 경우, 두통 발작이 있을 때 일상생활과 신체활동을 하면 두통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 편두통의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통 양상은 머리가 터질 것이 쑤시고, 뒷머리와 목덜미가 같이 아프고,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울 수도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편두통이라는 문자 뜻으로 인해 머리 한쪽만 아픈 것으로 오해하는데, 편두통은 한쪽만 아플 수도 있고, 양쪽 다 아플 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아픈 부위가 옮겨 다닐 수도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게서는 조짐 편두통이라고 하여 시각 조짐이 나타나는데 눈앞이 번쩍거리거나, 아지랑이처럼 보이거나, 시야가 좁아지는 것 같고 침침한 경우도 있습니다. 

편두통 환자들은 뇌가 예민한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환경변화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와 과로,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해 두통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는 경우가 많으며, 여성의 경우는 월경과 관련된 호르몬 등으로 인해 두통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음식으로 인해 유발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음주, 커피(카페인), 치즈, 각종 감미료 및 조미료가 있겠습니다. 음식에 의해 두통이 유발되는 것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 없고, 환자 개개인이 어떤 특정 음식만 먹으면 유난히 두통이 생긴다든지, 혹은 과량으로 먹었을 때 두통이 유발되는 것을 파악이 된다면 이를 조절하는 것이 두통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다만 이러한 모든 것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을 불가능하기 때문에, 만약 편두통이 발생한다면 이것을 잘 대처하는 것 또한 지혜롭게 편두통을 관리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두통 증상이 가볍거나, 시중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타이레놀로 조절이 가능한 두통이라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진통제를 먹는 방식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두통 강도가 너무 심하고, 빈도가 많아서 시중 두통약을 너무 많이 먹고 있다면, 이러한 경우는 약물 과용 두통이 유발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두통이 만성화되고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어 신경과에 내원하여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편두통은 예방치료가 있고, 급성기치료가 있는데 편두통의 특성, 강도, 빈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선택합니다. 최근에 편두통 치료는 많이 발전되어, 항 CGRP단클론항체 치료 등 이전보다 증상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신약 치료제가 출시돼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약 치료제는 이전에 편두통약의 효과가 기대보다 적었던 분들도, 기존보다 훨씬 탁월한 효과가 좋고, 부작용을 또한 크게 걱정할 것이 없어 현재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일차 두통의 예방은 일반적으로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 적절한 운동, 건강한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및 대처 등이 중요합니다. 대부분 알고는 있지만, 현실 생활에서 모두 실천하기 쉽지 않고, 일부의 경우는 위와 같이 상당히 좋은 생활 습관을 지니고 있음 에도 편두통이 잘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적절한 약물치료는 편두통 관리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보통 진료실에서 두통에 대한 여러 오해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편두통이 자주 있어 뇌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과도하게 걱정을 하는 경우, 혹은 두통이 상당한 빈도와 강도로 발생함에도 치료 대상이 되는 병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단순히 마음의 병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것으로 오해하여 무조건 참거나 검증되지 않는 민간요법으로 오히려 편두통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편두통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이 올바른 두통 관리의 첫걸음입니다. 똑같은 편두통 진단이라고 하더라도, 그 증상과 강도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굉장히 큽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치료도 환자 개인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편두통으로 불편하시다면 가까운 신경과 내원하여 상담 혹은 치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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