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점심 시간께 전북 전주시에 있는 한 대학가의 식당과 해당 대학 내부에 있는 식당의 모습이다./조은우기자
11일 점심 시간께 전북 전주시에 있는 한 대학가의 식당과 해당 대학 내부에 있는 식당의 모습이다./조은우기자

신학기 개강으로 매출 증대를 기대했던 전북자치도 대학교 인근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개학과 동시에 상권이 다시 살아나길 기대했지만, 고물가에 학생들의 소비심리는 줄고 공공요금과 식재료 등 고정비용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전북 전주시의 한 대학가는 개강했음에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대학가 대로변 곳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당들이 들어서 있었으나 내부에는 적게는 한 명에서, 많게는 다섯 명이 앉아있었다. 인근의 골목길은 더 심각했다. 손님이 아예 없는 곳은 물론 오가는 이들조차 많지 않았다.

이곳에서 10년 가까이 음식점을 운영 중인 김모(40대)씨는 “코로나 엔데믹 선언 이후에도 그렇고 최근엔 개학도 했는데 매출은 달라진 게 없다”며 “이마저도 화·수·목요일에만 손님 좀 있고 나머지는 방학 같다. 월세는 오르고 손님은 없고 걱정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음식점 관계자 박모(30대·여)씨는 “학생들이 예전보다 돈을 더 안 쓰는 것 같다. 최근엔 여학생 두명이 와서는 음식 하나 시켜 나눠 먹고 갔다”며 “장사도 안 되는데 행여나 안 좋은 소문이라도 날까 싶어 아무 말도 못 했는데 여러모로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해당 상권을 두 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 시간이 지나자 수업이 끝난 학생들로 거리가 활기를 띠었으나 잘되는 식당 1~2곳에만 사람들이 몰렸고 안되는 곳은 끝내 의자 수 절반을 채우지 못했다. 편의점에 앉아 컵라면이나 삼각김밥 한두 개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는 학생도 드문드문 보였다.

그러나 해당 대학교 내에 있는 식당의 상황은 사뭇 달랐다. 식당 앞에 있는 키오스크는 주문하러 온 학생이나 교수들로 줄이 늘어서 있었다. 내부에 들어가자 입구 쪽을 제외한 나머지 좌석들은 한결같이 채워져 있었고 식사를 마친 이들이 나가면 식사하러 온 이들이 바로 채웠다.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 하자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상권 음식보다 저렴한 학식을 이용하려는 심리로 풀이되나 이마저도 학생들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이날 만난 대학생 권모(20대·여) “학식이 6000원이라 개강하기 전부터 식비 고민을 했다.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싸긴 하지만 자취생에겐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며 “가끔은 집에 갈 때까지 커피만 먹고 집에 가서 밥을 해결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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