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점을 분류하자면 크게 대형체인서점과 지역 서점으로 나눌 수 있다. 지역 서점이라는 개념은 다소 낯설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정부에서 이 용어를 써서 출판문화산업진흥계획(20032007)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서점의 현대화, 정보화 사업 지원의 추진 과제 중 지역 서점의 특성화 전문화 지원 융자사업이라는 대목이 보인다. 이때 지역 서점은 방문 매장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영업하며, 책을 판매해 생계를 유지하는 서점이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대형체인서점 즉 교보문고, 예스 24, 영풍문고, 반대앤루니스 등을 제외하면 모두 지역 서점이라고 보아 무리가 없다.

그런데 이 지역 서점이 의외로 늘어나고 있다. 국민들의 독서율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역에 기반을 둔 소규모 지역 서점이 생겨나는 추세다. 여기에 최근에는 독립서점이라는 개념까지 등장했다. 독립서점은 지역 서점이면서 독립된 출판물을 다루는 형태다. 독립서점은 전문성을 갖춘 서점주가 책에 대한 재미, 의미, 편리 등 경험을 독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특성이다. 독립서점은 또 특정 분야 책만 다루거나 특정 컨셉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어쨌든 현재 지역 서점은 꽤 활발하다. 해마다 줄던 전국 서점 수는 2017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 배경에 바로 독립서점이 있다. 2015년 독립서점 수는 49곳이었는데 2021594곳으로 급증했다.

서점가에서는 그 이유로 도서정가제를 든다. 인터넷 대형서점들의 할인율이 10%로 묶이면서 그나마 지역 서점이나 독립서점이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그만큼 대형체인서점의 경쟁력이 낮아진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서점은 2484곳으로 2년 전보다 44곳이 줄어들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2024 한국서점편람이 집계한 수치다. 또 서점이 한 곳도 없는 지역도 전북 무주군 등 1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에서는 무주 외에도 순창·장수·임실도 서점 없는 지역에 포함됐다. 서점이 단 한 곳뿐인 서점 멸종 예정지역도 전국적으로 25곳이었다.

독서율이 떨어지는 한 서점은 생존 발전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독립서점이 동네의 문화와 만남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며 자리를 잡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더욱이 정부가 지역 서점 활성화 예산을 올해 전액 삭감함으로써 상황은 더 악화됐다. 정부는 또 지역 서점의 생명줄인 도서정가제도 규제로 보고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래저래 지역 서점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지역 서점은 그 영세성으로 인해 책을 할인해서 팔 처지가 못 된다. 정부가 현실을 직시하고 지역 서점 지원정책을 새로이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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