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구 언론인

요즘 나라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제22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어찌 나라만 그러할까? 내 고향 전북을 위해서도 더욱 더 그렇다. 국회의원을 잘못 뽑은 결과 전북이 동네북 신세로 전락하고만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제22대 총선 선거구 획정과정에서 제일 먼저 전북이 국회의석 1석을 줄이도록 압력을 받은 것이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책임을 전북에 물어 새만금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이 같은 멸시들이 쌓여 전북이 생존에 도전을 받는 소멸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한나 아렌트의 지적대로 투표할 때만 주권자가 되는 게 아니라 공화국이 존재하는 한 영원한 주권자로서 국민이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이번 총선에서 제대로 된 인재를 찾아내 국회로 보내야 한다. 그 기준으로 애향하고, 애국하며, 애족하는 인재를 찾아내야 한다. 애향은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지극히 사랑하고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는 마음이다. 애향하는 인재는 자신의 선거구만이 아니라 전북 전체를 사랑하는 인재이다. 유권자를 하늘처럼 섬기며, 유권자의 뜻을 헤아려 국정에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열심히 고향을 연구하고 고향을 살리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겉으로 유권자를 위하는 척 애경사만 찾아다녀서는 안 된다. 애향은 편협한 지역감정을 부추기거나 이에 편승하는 것과 전혀 다르다.

  애국은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의 안전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며, 국민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마음이다. 애국하는 인재는 애향심을 바탕으로 전국이 균형적으로 발전하고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의정활동을 하는 인재이다. 전북처럼 그동안 재정지원과 인재발탁 등에서 차별을 받은 곳을 특별하게 지원하고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애족은 남북한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나가있는 동포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마음이다. 특히 동서간의 해묵은 갈등을 풀고 동맹을 맺으며 서로 연대감을 강화시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은 애향, 애국, 애족의 정신을 가지고 활동할 때 비로소 그 활동의 정당성이 인정될 것이다.      

  국회의원의 활동을 평가할 때 유권자들은 “아무개 국회의원은 4년 동안, 또는 8년 동안 한 것이 없다.”고 한다. 국회의원으로서 지녀야 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또 다른 평가도 있다. 즉 일련의 정치적 사건들에 대해 책임을 지는 국회의원이 없다는 불평이 이어지고 있다. 오죽하면 일부 국회의원을 두고 특권에는 앞장서고 책임은 뒤로 한다는 말이 나올까? 그러면 이런 국회의원들에게서 미래비전을 찾고 희망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러니 유권자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기대가능성이 없는 후보자들을 여지없이 가려내야 한다. 즉 국회의원으로 유능하고, 책임감이 있어서 믿을 만하며(유신), 희망도 가진 인재를 뽑아야 한다(유망).   

  애향, 애국, 애족하며, 유능, 유신, 유망한 인재를 국회로 보내자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당파성일 것이다. 전북처럼 일당독주의 지배체제가 수십 년 동안 철옹성처럼 굳어진 곳에서는 아무런 설명이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묻지마 식으로 특정정당을 지지한 결과 전북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낙후와 빈곤 아닌가? 특정정당이 공천한 후보를 무조건 배제하자는 게 아니다. 후보자의 면면을 잘 살펴보고 전북에 도움이 될지 여부를 따지자는 것이다. 현역 국회의원이면 의정활동 성과와 태도 등을 평가하고, 그렇지 않으면 공약의 실현가능성 등을 평가하면 될 일이다.

  전북 발전을 앞당기고 중앙정치권에서 목소리를 내려면 여야 노소가 균형을 이루는 쌍두마차 시대를 열어야 한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균형을 잡고 전북을 대변할 수 없게 된다. 충청도는 DJP연합으로 인해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할 수 있었다. 그 이후 충청도는 선거 때마다 여야가 균형을 이루는 선택을 해왔다. 정치권은 전국적 승리를 위해서는 충청도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충청도 발전을 위한 공약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오늘날 충청도는 강고한 독자적 세력권을 형성하며 대한민국 정치적 결정의 헤게모니를 행사하고 있다. 우리 전북도 쌍두마차 시대를 열어 그동안의 설움과 낙후를 한 번에 날려버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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