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2024.1.22/연합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2024.1.22/연합

대통령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기자들과 만나 1980년대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한 언론인 피습 사건, 이른바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등을 언급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야권과 언론단체는 황 수석 해임을 촉구하고 있고, 여당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황 수석은 MBC를 포함한 대통령실 일부 출입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고 말한 뒤 "내가 ()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며 이른바 오홍근 기자 피습 사건을 언급했다고 MBC가 지난 14일 보도했다. 황 수석은 이 말을 한 뒤 농담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19888월 당시 군 정보사령부 소속 현역 군인들이 상관 명령으로 군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오홍근 기자를 칼로 습격한 '정보사 회칼 테러' 사건이다.

황 수석은 또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계속 해산시켜도 하룻밤 사이에 너댓 번이나 다시 뭉쳤는데 훈련받은 누군가 있지 않고서야 일반 시민이 그렇게 조직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MBC는 보도했다.

이런 발언이 알려지며 비판 여론이 커지자 황 수석이 이틀 만에 공식 사과했다. 한 달도 남지 않은 총선에 악재가 될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황 수석은 16일 오전 언론에 배포한 사과 말씀드립니다제목의 입장문에서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려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 앞으로는 공직자로서 언행을 조심하고, 더 책임 있게 처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거취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입장문에 없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퇴 요구는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녹색정의당 등 야권과 한국자협회, 한국언론노조 등 언론단체는 황 수석 해임과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언론협박수석 황상무'를 당장 경질하라""황 수석의 사과로 슬그머니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기자들을 모아놓고 '잘 들으라'라며 언론인 테러 사건을 상기시킨 것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려거든 회칼 맞을 각오를 하라는 의미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발언 맥락과 경위는 전혀 알지 못하는데 발언 내용으로 보기에는 부적절한 발언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발언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고 (대통령에게도) 누가 되고 있다는 생각에 따라 수석도 본인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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