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거르는 아이가 없도록 하겠다며 전주시가 시작한 ‘엄마의 밥상’사업이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2014년 10월 결식이 우려되는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매주 평일 5회 아침밥과 국, 반찬 3개를 담은 도시락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사업으로 시행 초기 183명이던 대상자는 현재 270명으로 늘었다. 금요일에는 더 많은 음식을 담아 주말과 휴일에도 챙겨 먹을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부모가 없는 조손가정 아이들을 비롯해 장애인 부모가 함께 생활에 아침밥을 챙기기 쉽지 않은 아이들이 주로 혜택을 받고 있다.

소외당하는 이웃이 없도록 세심하게 챙기는 복지사회 실현이 강화되고 확대돼야 하는 당위성과 필요성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이를 앞장서서 실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지자체 차원의 당연한 지원이고 정책이란 당위성에 앞서 세심하고 꼼꼼하게 이를 챙기고 지속해 지역사회 공감대를 얻는 정책으로 자리 잡기는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보조금이나 후원금 모았다가 일정 시점에 이를 배분해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아동과 청소년들에 집중한 촘촘한 배려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정의 따뜻한 보살핌과 관심 속에 자라야 할 이들이 소외당하고 고통받는 어린 시절을 지내고 있다는 건 어떤 이유에서건 정부나 지자체는 물론 지역사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기에 그렇다.

전주시가 올해도 엄마의 밥상을 추진하기 위해 8억5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동안 이 사업의 진정성에 동참하기 위해 기업이나 시민이 모은 정성만 11억7700여만 원에 달하고 간식과 의류, 식자재 등의 기부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시민이 선택한 최고 정책으로 선정될 만큼 전주시 대표 복지 사업으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아침밥을 굶는 어린이가 아직도 적지 않다는 것은 지역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아이가 행복하지 않은 사회의 미래는 없다. 최소한의 보살핌도 받지 못한 체 관심 밖으로 내몰려 끼니를 걱정하는 아이들이 있어선 안 된다. 전주시의 따뜻한 ‘엄마의 밥상’이 아이들의 이웃으로 외롭지 않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키워나 갈 작지만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지역사회의 작지만 큰 정성이 더욱 활성화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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