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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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발표된 작품을 새로이 만드는 것을 리메이크라고 한다. 우리말로 바꾸면 개작이라고 부를만 하다. 2010년대 들어 영화를 중심으로 이런 리메이크 붐이 일었다. 예컨대 2013년 우리나라에서 방영된 드라마 굿 닥터는 미국과 일본에서 리메이크됐다. 미국 ABC 방송과 일본 후지TV가 판권을 사서 현지화 했다. 성공이었다. 미국에서도 기대에 부응하는 시청률이 나왔고 일본에서는 높은 인기를 누렸다.

리메이크를 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우선 오마주 그러니까 과거 명작에 대한 존경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또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원작의 명성이나 후광을 업을 수 있고, 구상이나 기획 단계에서 비용이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말하자면 원작은 안전 자산이나 다름없다는 인식인 것이다. 실제로 리메이크는 원작 비용에 비해 2030% 가량 덜 먹힌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문제점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먼저 질적인 측면서 원작에 버금가거나 넘어서야 하는 압박감이 있다. 만약 수준이 낮으면 기존 팬덤으로부터 욕을 먹고 흥행에도 실패한다. 현실적으로 명작보다 더 뛰어난 작품 만들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또 명작일수록 높은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니 이 또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오늘날 리메이크는 일상적인 일이 됐다. OTT의 득세는 이런 경향을 부채질하고 있다. OTT 플랫폼들은 과거 유명 작품과 거기에 딸려 있는 팬들을 끌어들이는 것인 만큼 손해볼 게 없다는 인식이라고 한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화나 드라마들이 대거 리메이크되고 있다. 제목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수사반장’, ‘대장금’, ‘’, ‘기생수등이 그 주역들이다. 넷플릭스는 오는 45일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를 공개한다. 이 드라마는 만화 기생수와 이를 실사화한 일본 영화 기생수 파트 1·2’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2000년대 인기를 끈 드라마 대장금도 새로이 제작된다. 그리고 1970년대 최고 시청률을 뽐낸 드라마 수사반장도 프리퀄 형식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리메이크 열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위험 부담이 따른다며 조심스런 반응이다. 아무리 과거에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지만 현 시점에선 여건이 다를 수도 있다. 거기에 과거에 집착하면 현역 작가들의 입지를 좁히고 나아가 창작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리메이크 열풍이 원작 콘텐츠 생산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케팅 전략에만 급급한 나머지 마구잡이식 리메이크로 소탐대실하는 일은 없어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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