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는 흔히 드론(drone)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드론의 사전적 뜻은 수벌, 혹은 왱왱거리는 소리이다. 왜 무인기를 드론이라고 부르는지에 대해서는 설이 여럿이다. 역사적으로는 20세기 초 항공 사격 표적으로 쓰이는 비행체가 마치 침이 없는 수벌과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전한다. 초기 군사용 무인기는 주로 대공포나 미사일의 표적이었던 것이다.

드론은 엄밀히 말하면 유인 원격 조작 기체다. 조종사는 지상에서 카메라를 통해 상황을 읽고 원격으로 조작을 하면 된다. 사전에 비행 경로를 입력하면 그런 조종사도 필요하지 않다.

이 드론은 여러 용도로 쓰인다. 항공촬영용으로부터 농사용으로 혹은 택배 서비스용으로도 활용되는 중이다. 요즘에는 아이들의 완구가 되기도 한다. 드론의 진가는 군사용일 때 두드러진다. 드론이 전투에 투입되는 데 따른 장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조종사가 없으니 인명 피해가 날 일이 없다. 거기에 드론 제작은 아주 쉽고 또 비용도 싸게 먹힌다. 또 비행시간도 긴데다 적의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전은 드론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전투에서 활용되는 가장 강력한 드론은 자폭 드론이다. 세계적으로 드론 기술이 발달하면서 드론에 폭탄을 탑재해 적을 공격하는 방식은 이제 다반사가 됐다. 그만큼 공포의 무기가 된 것이다. 드론이 공중에서 윙윙거리면 병사들은 공포에 질릴 수밖에 없다. 위치도 확실치 않은데다 사격으로 격추하기도 쉽지 않다. 세계 최강이라는 미군도 지난 1월 요르단에서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을 받고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피해를 입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드론이 그 위력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흑해에서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해군을 밀어내고 있다. 그 덕분에 최근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통로를 뚫었다고 한다. 흑해의 많은 해역에서 러시아 해군은 드론 공격을 염려해 제대로 된 작전을 못 펴고 있다. 이미 러시아 해군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흑해함대의 5분의 1을 잃었다고 한다. 흑해 항로가 열리자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화물선들이 대거 움직여 수출 실적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보도다.

드론은 더 강력하게 진화하는 중이다. IT기술이 응용되면서 생산비는 더 낮아지고 비행시간이나 정밀성 등 성능은 크게 향상하는 흐름이다. 심지어는 흔한 민간용 소형 드론에 수류탄이나 박격포탄을 실어 적을 타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되면 재래식 미사일이나 폭격기 등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쟁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무기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자폭 드론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연유다. 다만 드론이 범용화하면서 요인 암살이나 주요 시설 폭격 등 테러에 악용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걱정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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