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5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는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 바로 경기도 공공기관 RE100 선언에 따른 태양광발전소 준공식이었다. 의정부시에 위치한 경기도 북부청사 본관과 별관 그리고 산하기관 건물에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기로 했는데 그 1호기가 탄생한 것이다. 발전규모는 360kw15백여가구가 한 달가량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는 소나무 93천여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연간 220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지방정부까지 나서는 이유가 있다. 요즘 지구촌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는 화두 중 하나는 RE100일 것이다. 기업이 생산에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게 RE100 캠페인이다. 2014년 다국적 비영리 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과 탄소공개정보프로젝트위원회 주도로 시작됐다. 목적은 화석연료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위기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사실 전 세계가 지금 기후 변화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폭염, 폭우 등 이상 기후는 선후진국 가리지 않는다. 작년만 해도 기상관측 역사상 지구 온도가 가장 높았던 해로 기록됐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 EU 등 대부분 선진국 정부와 기업들은 RE100에 대한 강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 구글이나 애플 등은 일찌감치 RE100에 참여해 많은 성과를 내는 한편으로 협력사들에게도 동참을 의무화하는 추세다.

하지만 눈을 국내로 돌리면 상황은 달라진다. 무엇보다도 여러 여건상 재생에너지 공급이 원활치 못한 것이 문제다. 국내 기업의 RE100 가입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재생에너지 생산은 지지부진한 것이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비중은 9% 내외에 그치고 있다. 또 가격도 높아서 기업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RE100 달성에 필요한 재생에너지 조달이 세계서 가장 어려운 나라로 지목됐다. 최근 더 클라이밋 그룹과 탄소공개정보프로젝트가 낸 ‘RE100 2023’에 따르면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국내외 RE100 가입기업 165개사 중 66개사(40%)는 한국을 재생에너지 조달에 장벽이 있는 국가로 꼽았다. 이에 앞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도 연차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재생에너지 전력이 거의 없는 나라로 지목하고 자사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2022년말 우리나라 RE100 참여기업은 31개사다. 거의 모두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들이다. 그런데도 재생에너지 공급은 터덕이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30.2%에서 21.6%로 낮췄다. 세계적인 추세와는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만약 RE100이 부진할 경우 수출은 막대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원자력발전을 포함한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시어티브를 추진하는 만큼 그 성과는 주목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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