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이 기쁘고, 올해같이 더운 날 땡볕에서 고생한 보람이 빛을 보게 돼서 너무 좋아”
 1일 전북도장애인체육회 소속 전민재 선수가 런던올림픽 파크 내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육상200mT36 종목에서 31초0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북도 여성 최초 페럴림픽 메달 획득 기록이며, 전민재 개인으로는 장애인올림픽 출전 두 번째 만에 은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전민재가 귀중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환한 미소를 보낼 때 진안군 진안읍 반월리에서 TV를 통해 이를 지켜보던 모친 한재영(62)씨는 눈물로 기쁨을 대신했다.
 전주동암재활학교 시절 전민재의 운동능력을 알아본 학교의 추천으로 운동을 시작한 이래 전민재의 곁에는 늘 어머니가 함께 했다.
 6살 때 앓은 뇌염으로 장애등급 뇌성마미(T36)판정을 받은 민재를 살리기 위해 전국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녔다는 어머니 한씨는 민재가 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민재가 원하는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민재를 데리고 전국을 다녔다.
 동암재활학교 시절 처음 나간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남달랐던 민재는 수년간 뛰어난 성적으로 곁을 지켜온 어머니에 보답했다.
 이번 장애인올림픽 이외에도 2006년 말레이시아 아태장애인경기대회 동메달 2개,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은메달 2개 등 굵직한 상들이 이를 대변해준다. 특히 지난 2008년 북경페럴림픽에서는 200m에 출전해 32.62를 기록하면서 아쉬운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동안 힘든 걸 어떻게 말로 다해. 몸도 성치 않은데 차가 없어 시내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면서 민재를 데리고 다녔지. 가장 힘든 건 모든 말을 다 알아 듣는 민재 앞에서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였지. 그걸 참고 이겨낸 민재가 대견해”
 언제나 웃는 모습을 보여 별명이 ‘스마일’이었다고 전하는 어머니 한씨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 오늘날 이렇게 빛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딸의 올림픽 소식을 듣고도 다음날부터 태풍으로 날아간 비닐하우스 손질에 여념에 없던 한씨는 “민재가 하고 싶은 일을 더 했으면 좋겠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좀 더 할 수 있는 여건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올해나이 서른여섯. 육상 선수 치고는 비교적 많은 나이로 출전해 잘하면 동메달이라는 예상을 뛰어넘은 전민재는 오는 8일 100m 경기가 남아 있어 또한번의 메달 획득을 기대되고 있다./박은영기자․zzuk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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