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출신의 골퍼 정희원(핑골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매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정희원은 16일 경기도 안산의 아일랜드 골프장(파72)에서 최종 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로 2위 그룹을 무려 6타 차로 제치고 우승세리머니를 펼쳤다.
 2, 3라운드에서 각각 4타를 줄이며 7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서면서 일찌감치 우승을 예감한 정희원은 이날 우승전까지 전혀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은 무명골퍼였다.
 생애 첫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기록하며 깜짝 히어로로 등장한 정희원은 익산 남성중과 남성여고를 나온 전북출신의 골퍼다. 전주기전대학 문화관광학부 외식조리전공 정영주 교수가 부친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유도를 하다가, 박세리 프로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한 세리 키즈. 하지만 정희원은 고등학교에서 뛰어난 두각을 보이지 못했으며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프로로 데뷔해 골프에만 전념왔지만 프로무대에서도 실력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2008년 9월 KLPGA 입회 후 4년여를 무명선수로 지내야했다.
 올해도 12회 대회에 참가해 탑 10에 드는 성적은 이번 우승을 포함해 단 2번.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수령하면서 상금순위 9위(총상금 1억9835만원) 로 껑충 뛰어올랐다.
 뒤늦게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는 대기만성형 선수인 정희원의 성격은 시원시원한 편이고 조금 고집이 세지만 남들을 기쁘고 즐겁게 하는 재주가 있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정희원은 경기 후 "2위와 타수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해도 골프는 끝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스포츠다. 최종라운드에서 처음으로 단독 선두에 오른 만큼 실수없이 차분하게 경기하려고 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정희원을 배출한 익산 남성여고는 2000년에 골프부를 창단했으며 창단 이듬부터 각종 대회에서 우수상을 휩쓰는 등 신흥 골프 명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교 3학년인 때인 2010년 KLPGA LIG클래식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배희경도 이 학교 출신이다.
 남성여고 최상범 교장은 “메이저급 대회에서 졸업생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학교로서는 큰 영광이다. 고교시절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배희경에 이어 두 번째 큰 경사로 기록되고 있다”며 “앞으로 학교출신 선수들의 더 큰 무대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은영기자․zzukka@ 김종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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