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결전의 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3차전 경기가 열리는 3일 사이타마현에는 오전 내내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렸다.
 경기 조건이야 양팀에게 똑같다고는 하지만 원정경기팀에게 결코 유리하지는 않을 터. 전북현대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은 비가 그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다행이 경기가 열리기 4시간 전부터 비가 그쳤다. 바람이 여전히 불기는 했지만 좋은 징조였다.
 6시까지 경기장에 도착해야하는 전북선수들은 경기시작 2시간 30분 전인 5시 숙소에서 출발했다. 숙소에서 경기장까지는 자동차로 30~40여분거리. 교통량이 많을 경우라도 1시간을 넘지는 않기에 선수들이 최대한 편히 쉴 수 있도록 시간을 맞췄다.
 경기 2시간 전인 5시 30분. 사이타마 스타디움에 도착. 대회 시작 몇 시간 전부터 교통이 마비되고, 주차전쟁이 시작되는 전주월드컵경기장과는 달리 ‘교통혼잡’ 상황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6만5000석 규모인 이곳 사이타마 스타디움 안에 일반인을 위한 주차공간을 전혀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4만3000석 규모의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2000여대의 주차공간이 확보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주차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경기장 주변에 있는 공용주차장이나 일반주차시설로 확보된 주차대수는 1500대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하루 주차비용이 1500엔이다. 또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일반 주택에서도 소정의 주차료를 받고 주차 공간을 제공한다. 주민들에게는 부수입원이 되고 있는 셈이다.
 자가용을 가지고 오지 않은 수만여명은 전철이나 버스, 셔틀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다. 전철을 타고 올 경우 전철역에서 30여분 거리를 걷는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 경기장 게이트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모진 바람을 뚫고 걸어오는 인파도 계속이어 이어졌다.
 전북의 상대 우라와 레즈는 J리그 최고의 흥행구단으로 일본 현지에서 관객을 가장 많이 몰고다니는 팀이다. 6만5000석 규모의 홈구장 사이타마 스타디움은 경기가 있을 때마다 붉은 물결로 물든다. 지난해 리그 17경기 평균 관중수가 3만6643명으로 2위팀(2만5018)보다 무려 1만여명이나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북 전에도 경기 전날인 2일 오후 4시 현재까지 2만5000석이 예매됐다.
 원정경기 때에도 1만여명에 가까운 팬들이 움직일 정도로 팬들의 충성도가 높은 팀이다. 2007년 ACL 전북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을 붉게 물들인 우라와 팬들로 인해 도대체 홈팀이 어디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오는 9일 열리는 원정경기에도 2000명의 우라와 팬이 전주를 찾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성도면에서는 전북팬들도 이에 뒤지 않고 있다. 이번 원정경기에 사이타마를 방문한 전북서포터즈들은 70여명. 비록 일본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우리나라 다른 클럽팀과 비교하면 전북팬들의 열성도 충분히 높이 살만 하다.
 경기 50분전. 선수명단이 발표됐다. 전북은 최은성 대신 권순태를, 이동국 대신 케빈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동국이 빠진 명단이 나오자 일본 기자단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전날 기자회견장에서도 그들은 이동국을 대비한 전략에 대해 말했었다. 최은성과 이동국이 선발에서 빠진 우라와전은 우리 기자단에서도 분분한 의견이 나왔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결과가 명장을 만들 것이다.
 경기장은 우라와의 거센 응원전과 붉은 물결로 뒤덮였다. 전반 6분 우라와가 전북의 골문을 가르며 선취골을 가져갔다. 그러나 게임은 아직 시작일뿐이다./전북현대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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