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의 본향인 전주에서 완창무대가 펼쳐진다.

우진문화재단은 오는 15일 김소희제 흥보가를 시작으로 다음 달 12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2022전주완창무대를 연다고 밝혔다.

올해로 여섯 번째 열리는 전주완창무대는 일부 대목이 아닌 한바탕 전체를 완창해 이야기의 기승전결과 감정의 흐름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흥보가를 비롯한 심청가, 수궁가, 적벽가, 춘향가 등 판소리 다섯 마당을 차례로 선보인다.

소리꾼 박자희
소리꾼 박자희

먼저 15일 소리꾼 박자희(고수 김태영)가 김소희제 흥보가를 부르며 포문을 연다.

판소리 흥보가는 가난하고 착한 흥부와 욕심 많은 놀부의 대비를 통해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아내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익살스러운 대목과 아니리로 형제간 우애를 다루면서도 조선 후기 서민들의 애환을 그려 해학적인 가운데 비장미가 서려 있다.

박자희가 부르는 흥보가는 안숙선 명창으로부터 배운 만정제로, 만정제 흥보가는 송만갑-김정문-박록주 명창으로 전승되어 오는 바디이다.

소리꾼 이경아
소리꾼 이경아

22일에는 소리꾼 이경아(고수 조용복·조용안)가 동초제 심청가를 완창한다.

전통판소리 '심청가'의 표면적인 주제는 심청의 자기희생적인 '효'이다. 다양한 제의 심청가 중에서도 동초제 심청가는 비교적 사설이 잘 정리돼 있고, 극적인 것이 특징이다.

이날 공연에 오를 동초제 심청가는 김연수-오정숙-조소녀-이경아 계보로 이어진 것이다.

스승인 조소녀의 풍부하고 정교한 너름새와 연극적 감정표현과 정확한 가사 전달을 사사한바 동초 김연수 명창의 판소리 이념에 맞는 완창 판소리를 구현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소리꾼 유태평양

29일에는 소리꾼 유태평양(고수 조용수·유휘찬)이 미산제 수궁가를 선보인다.

미산제 수궁가는 송흥록으로부터 전해져온 동편제의 줄기로 송광록 - 송우룡 - 유성준에게 전승됐다.

이후 유성준 문하에서 학습한 제자들은 수궁가의 소리를 재창조해 자신만의 바디로 완승시켜 전승하게 되는데 이때 정광수, 임방울과 같은 당대 최고 명창이 탄생한다.

유태평양의 수궁가는 미산 박초월 명창이 자신의 더늠(판소리 명창들이 작곡해 자신의 장기로 부르는 대목)과 색을 넣어 재해석한 소리와 같이 유태평양만의 특유한 재치, 풍자와 상상력이 가득하다.

소리꾼 고준석
소리꾼 고준석

다음 달 5일에는 소리꾼 고준석(고수 임현빈·김형주)의 박봉술제 적벽가가 이어진다. 판소리 적벽가는 중국의 삼국지연의 중 도원결의부터 적벽대전 직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주 완창무대에서 소리꾼 고준석이 선보이는 적벽가는 박봉술-김일구-김명숙-고준석으로 전승된 박봉술제 김일구 바디 적벽가이다.

박봉술제 김일구 바디 적벽가는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조와 섬세하고 화려한 장단, 맺고 끊음이 간결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적벽가의 특성상 우직하고 단단한 성음으로 구사하는 우조 소리의 다양한 선율 구성과 시김새가 매력적이다.

소리꾼 박애리
소리꾼 박애리

마지막 무대에는 소리꾼 박애리(고수 고정훈·김청만)가 올라 김세종제 춘향가로 대미를 장식한다.

김세종 명창의 춘향가는 흥선 대원군이 특별히 총애한 것으로 유명하다. 어전에서 펼쳐지는 춘향가는 정제된 선율과 표현, 문학적 우수성으로 인해 양반들조차 애호하고 향유할 정도의 예술적 깊이를 갖는 판소리로 꼽힌다./임다연 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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