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일부 예비부부들이 예물 준비를 앞두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에 따라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앞으로 금값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5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전날 금 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2.20% 오른 8만 91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는 전날보다도 1.99% 오른 9만 810원에 거래됐다. 이는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지난 2014년 3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한국금거래소에서는 이날 순금 3.75g(1돈) 구매가가 38만 6000원이다. 하루 새 6000원(1.6%)이나 값이 뛰었다. 지난해 동월 동일과 비교하면 5만 4500원(16.4%)이 비싸졌다.

한국금거래소에서 판매중인 돌 반지·팔찌 등 1돈 가격은 최소 41만 7000원에서 최대 50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국제 금값도 같은 날 온스당 2116.5달러로 전날보다 32.67달러가 올랐다. 한국거래소는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승하며 미국 금리 인하를 예상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 투자를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시장 분석가는 장기적으로 보면 2년에 걸쳐 국제 금값이 최대 2800달러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 봄을 맞아 결혼을 준비하던 전북의 일부 예비부부 사이에서는 예물을 생략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같은 날 결혼정보회사 ‘결혼해듀오’가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올해 ‘결혼 비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신혼부부의 평균 총 결혼 비용은 2억 9748만 원으로 나타났다.

집 마련(2억 5000여만 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혼수, 예식홀, 예단, 여행, 예물 등의 순이었다.이들은 축소하고 싶은 품목으로 예단, 예물 등을 꼽으며 간소화하고 싶은 의견을 내비쳤다.

결혼 자체를 작게 하고 싶다는 입장도 나온다. 해당 의견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91.2%가 ‘비용 절감’과 ‘개인적인 결혼식’ 등의 이유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0월 결혼을 앞둔 김채원(31·여)씨는 “웨딩 촬영이 몇 달 남지 않아 서둘러 예물을 준비해야 하는데 금값이 올라 엄두가 나질 않는다”며 “이미 결혼 준비하며 벌려둔 것이 많아, 정해둔 예산을 벗어난다면 예물과 예단을 제일 먼저 포기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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