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모두의 피 같은 돈 1억원 넘게 예금했는데 5000만원만 찾을 수 있다니요”, “아버지께서 제대로 드시지도 않고 평생 모으신 돈인데..., 이럴 수가 있습니까”

불법대출로 인한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진 군산시 나운동 전북상호저축은행이 지난달 26일자로 영업정지처분을 받자 은행 서민 예금주들이 울분을 토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나 포털 사이트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 자신들의 사정을 알리는 가 하면 피해자들끼리 인터넷 카페를 만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4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경제 토론방에는 ‘전북저축은행 부도, 돈은 이대로 날라갈 것인가’라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아이디 ‘고수바리’라는 이 예금주는 “아는 사람의 소개로 2년 동안 20만원씩 넣어 목돈을 만들려 했는데 부도라니...”라며 “난 괜찮지만 소개해준 사람은 가족 모두가 돈을 넣어 1억원이 넘고 가족 중 한 명은 8000만원이 넘는데 5000만원만 찾을 수 있다는데 찾을 수나 있을지 의문입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그들은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차곡차곡 모은 돈인데도 이럴 수가 있습니까, 나라가 어렵다더니 예금주만 9000여명이 넘는답니다, 정말 졸도할 일입니다”하고 울분을 토했다.

은행 홈페이지에도 예금주들의 글도 잇따르고 있다.

은행 홈페이지 고객센터 질문과 답변 게시판에 ‘죽고싶다’로 글을 올린 한 예금주는 “한푼 두푼 모아 목돈 만들어 쪼그만 집 한칸 장만하려고 전 재산 모두 털어 내 고향 향토은행 전북저축은행에 맡겼더니 영업정지라니, 밤마다 악몽을 꾸고 있다”며 “죽고싶은 생각뿐이다,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이라도 돌려달라”고 글을 올렸다.

이와 함께 일부 예금주들은 지난달 29일부터 다음에 전북상호저축은행 피해자모임 카페를 만들었고 이 카페에는 예금주들의 가입과 문의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카페에서 예금주들은 예금을 돌려 받는 절차를 묻는가하면 “용어조차 모르겠다, 아버지가 제대로 드시지 않고 모은 돈인데 설명 좀 해달라”는 등 안타까운 사연도 이어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예금 인출 사태가 빚어지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500억원 규모의 대주주 불법대출로 완전 자본잠식상태에 빠진 전북상호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으며, 금융감독원은 불법대출을 받은 이 은행 대주주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이 은행 경영진 9명을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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