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시인뿐 아니라 시해설로 시의 전령사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군이다. 시인 김용택이 사랑하고, 감동하고, 희구하고, 전율한 시들이 한권의 단행본으로 나왔다.

김용택이 전하는 이 시대의 시 '시가 내게로 왔다' 제3권이 마음산책에서 나왔다. 시와 대중의 만남을 꾸준히 주선해온 김용택 시인이 이 시대를 대표하는 젊은 시인 63명의 시 65편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대중적인 시뿐만 아니라, 다소 파격적이고 난해한 시들까지 아울러 김용택 시인만의 독특한 글을 덧붙여 소개하고 있다. 안도현의 시를 비롯해 유하, 이병률, 박후기, 김소연, 장정일, 김기택, 문태준, 허수경, 기형도, 박형준에 이르기까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안도현의 '빗소리', 김민정의 '고비라는 이름의 고비', 권혁웅의 '독수리 오형제', 문태준의 '시월에', 이문재의 '양떼 염소떼' 등에서는 시해석이 눈길을 끌고 있다.

더욱이 김용택은 신용목의 '새들의 페루'를 보며 '고루하고 형식에 얽매인 서정의 시대가 갔음'을 느꼈다고 적고 있다.

황인숙의 '명아주'를 읽은 뒤에는 "낯설고 독특하며 이해하기 힘든 이미지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비껴가 버린다"고 토로했다.

시인은 "모아진 시들을 다 읽고 나서 세상을 둘러보니 나는 딴 세상에 와 있었다"며 "세상이 얼마나 달려져 있는지, 답답한 굴속을 막 빠져나온 후련함을 맛보았다"고 말했다.

이 책에서는 모더니즘이나 민중문학 등의 문학적 흐름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시로 독자들을 감동시키며 대상일 뿐인 자연을 삶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여 절제된 언어로 형상화한 그는 김소월과 백석을 잇는 시인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 김시인의 해설이 돋보인다.

한편 시이은 전라북도 임실 진메마을에서 태어나 순창농고를 졸업하였으며 그 이듬해에 교사시험을 보고 스물한 살에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고, 교직기간동안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임실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썼었다. 섬진강 연작으로 유명하여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이 있다. 2008년 8월 31일자로 교직을 정년 퇴임했다.

시인이 동료시인들의 글을 통해 우리 시가 갖는 의미와 시 자체의 미학을 설득력있게 설명한 것은 시를 100배 이상을 즐길 수 있는 기쁨을 안겨준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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