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할려고 했더니 기여이 무대에 내가 올라야한다네”

일흔이 넘은 스승은 쉰이 넘은 중견 제자들에게 아직도 우상이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제 제 15호 호남살풀이 춤 예능보유자인 최선(76·사진)명무가 함께하는 호남살풀이춤 보존회 (회장 장인숙) 정기공연 무대가 마련된다.

‘한 여름밤의 춤향’이라는 공연 명으로 오는 31일 오후 7시 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 극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 최 명무의 알토란같은 40대에서 50대 중견 제자 10여명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들도 이제 나만큼 제자가 있는데 아직도 나한테 어리광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건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또 무대에 서려고 하니 기운이 펄펄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은 이후 이제는 항암치료도 안 받을 만큼 건강을 회복한 최 명무는 “무리하지 말라는 의사의 처방이 춤을 추지 말라는 말은 아니었다”며 설렌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 하고 있다.

수술 이후 점검하러 서울로 병원을 오가며 점검 중이긴 하지만 항암치료도 끝마친 상태로 지난해부터 조금씩 무대에 오르기 시작해 이제는 ‘춤의 열정’이라는 약을 복용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제자들과 입춤이라고 불리는 ‘동초수건춤’, 나라의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뜻을 담고 있는 ‘태평무’, 예술성이 뛰어난 춤으로 춤의 연출형식, 춤가락, 칼 쓰는 법 등 예전의 법통을 지니고 전승하는 전통춤인 ‘구음검무’, ‘부채춤’, 한국 춤의 여백을 느낄 수 있는 ‘여인의 향’, ‘호남살풀이춤’을 선보인다.

“가만히 쉬라고 하는게 더 아프다”고 말하는 최 명무. 그런 이유에서 이번 무대는 제자들과 처음과 대미를 장식하며 첫무대인 ‘동초수건춤’과 마지막 무대인 ‘호남살풀이춤’을 명무가 함께 장식한다.

“지난해 선보였던 창작 공연에서 이번에 준비한 무대는 전통 춤만 선보이는 무대이다”며 “전라북도에서 지키고 있는 한국의 전통춤의 멋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로 지키고 보존하는 공연으로 채워진다”고 말했다.

딸인 최지원 경희대 교수, 이화여대 김미숙 교수, 김정임, 진수희 등과 그 외 이수자를 합해 총 12명이 무대에 오른다.

한여름밤 고즈넉한 우리 춤의 향연을 담아 춤의 뿌리를 만날 수 있는 이번 무대는 명무의 정신과 예술이 담긴 무대와 함께 제자들과 열정이 합해져 아름다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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