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파업으로 매일 열리는 집회에 대부분의 경찰력이 투입되다보니 다른 업무는 마비가 된 상태죠”
전주의 한 경찰서 소속 형사가 버스파업으로 1개월 넘게 집회 현장에 동원되면서 이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매일같이 현장에 동원되다보니 본연의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집회를 하는 것이니 당연히 경찰이 동원돼서 해야 할 될 업무이지만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어 다른 동료들도 힘들어하긴 마찬가지다”

다른 경찰관들도 마치 각본이라도 짠 듯 같은 반응을 보였다.

"강력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모 형사는 “매일 크고 작은 사건들은 발생하는데 사건 조사에만 빠듯한 시간에 매일같이 집회현장에 동원되다보니 본 업무를 손 놓고 있는 실정이다”고 호소했다.

전주에서 해를 넘기며 장기화 되고 있는 버스파업으로 관할 경찰서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전주 시내버스 파업이 시작된 지 20일 현재 44일째를 맞으면서 경찰관들이 파업현장 동원에 의한 고충으로 시름이 깊어지면서 본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노측이 주체한 집회현장과 노·사 갈등으로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버스회사에는 항상 경찰력이 동원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파업 시작 이후 매일같이 반복되고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경찰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집회 때마다 기동대 상설중대를 제외하고도 전주 완산서와 덕진서 내 직원 200명 가까이가 동원되는 등 경찰력 유수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파업 이후 현재까지 전주 완산경찰서에 신고 돼 진행된 집회건수는 모두 24차례나 됐다. 또한 최근들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거리행진도 16차례가 열렸다.

오는 22일에도 민주노총 제2차 결의대회가 예정되어 있어 600명이 넘는 경찰력이 동원될 예정이어서 또다시 경찰력 낭비가 예상된다.

파업 상황을 시시각각 지켜보고 즉각 보고해야 업무 특성상 고충이 큰 정보담당 한 형사는 “버스 파업이후 휴일을 반납한 상태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파업 사태에 항상 상황을 주시하고 있어야 되는 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한탄했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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