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7시 전주시청 강당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전북도당 창당대회에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애국가를 끝내 부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대한민국 정체성을 놓고 말썽이 일었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가 연합해 통합진보당으로 닻을 열려 지역에서는 처음 열린 이번 대회는 이정희, 이해찬, 심상정씨 등 공동대표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이날 창당대회는 태극기를 걸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지만 애국가는 부르지 않아 ‘국가의 정체성을 무시하는 처사’란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민노당원들이 주도하는 행사에서 태극기가 등장하고 국기에 대한 경례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 점에서 당적을 떠나 한국인과 대한민국을 정통성에 반한 처사란 지적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더욱이 2000년 1월 창당 이후 민노당은 12년간 당내 행사에서 국민의례를 한번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져 당혹감마저 안겨줬다. 이날 전북도당 창당대회에 참가한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앞으로 창당대회 등 당내 행사에서 애국가 제창 없는 약식 국민의례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북도당 창당대회에서 민노당과 국민참여당은 국민의례를 놓고 마찰을 빚고 절충안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노당은 그동안 태극기 대신 민노당기를 걸고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민중의례를 해왔으며, 국기에 대한 경례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통합과정에서 국민참여당 측은 "진정성과 민중성을 대표하는 정당이라면 공식 행사에서 태극기를 걸고 국민의례를 해야 한다“며 ”그동안 국민참여당은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논란 끝에 민노당이 태극기 게양과 국기에 대한 경례는 양보하고 애국가 합창은 생략하는 선에서 절충한 것으로 탐문됐다. 윤지용 통합진보당 전북도당 윤지용 정책실장은 "이번에 전북도당 창당대회에서 약식 국민의례를 선보인 것은 앞으로 진보 진영의 색깔을 더욱 확연하게 하는 것이며, 대중 정당으로 한발 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날 참석자가 가운데 일부는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절로 가슴이 벅차면서 애국심이 우러나는데 애국가를 부르지 않은 것은 지나친 자기주장”이라며 “도민들에게 사랑받지 못할 처사”라고 비난했다.
한편 전주시청 대관행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를 지켜본 일부 관계자는 “전주시 강당은 시민들의 문화공간인 만큼 앞으로 시민정서에 반하는 행사를 구분하는 방안이 행정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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