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온도는 낮추라하고, 다리는 춥다보니 잠깐 동안 전기스토브를 틀 수 밖에 없어요.”

전주에서 사무직에 근무하는 정은주(35·여)씨는 최근 인터넷을 통해 3만원가량의 돈을 들여 전기스토브를 구입했다. 추위를 잘 타는 탓에 사무실에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그가 직장에 출근한 뒤 첫 번째로 하는 일이 책상 밑에 놔둔 전기스토브를 켜는 것이다.

정씨는 “상체는 추우면 외투를 입으면 되지만, 다리 밑으로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개인난방기구로 전기스토브를 사용하고 있다. 다리만 따뜻해도 온몸이 따뜻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최근 연일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면서 사무실마다 정씨와 같이 전기스토브를 사용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개인용 난방기구로 애용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달부터 정부가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에너지사용제한 조치로 실내온도를 규제하면서 자구책으로 개인용 난방기구를 사용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1일 오전 8시 35분께 예비전력이 한때 전력수급 ‘관심’ 단계(400만㎾ 이하)로 떨어지면서 전력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한파가 이어지면서 난방기 사용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력공급 부족문제는 전기스토브와 같이 개인용 난방기구 사용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전기스토브의 경우 시간당 평균 300W의 전력이 소비되는데, 이 전기량은 일반 형광등(40W) 7개를 한 시간 동안 켤 수 있는 양이다. 개인용 난방기구는 전기스토브 외에도 전기방석 및 전기온풍기 등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많은 전력량을 필요로 하는 개인용 난방기구 사용은 동절기 전력수급 비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대안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무분별한 전기남용은 길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불법 옥외광고물인 ‘LED 간판’이나 풍선간판(에어라이트)도 문제가 되고 있다. 홍보 목적으로 가게 앞 길목에 설치한 불법 유동광고물들이 유흥업소 주변을 중심으로 사용되면서 많은 전력이 쓰이고 있다. 전주시 양 구청에 따르면, 전기를 사용하는 불법간판물을 적발한 건수는 풍선간판이 344개, 입간판 2113개(전기미사용 포함) 등이었다. 지자체의 단속에도 거리에는 여전히 전기를 사용하는 불법간판물들이 무분별하게 설치돼 있어 전력수급안정을 위해서라도 집중단속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 전북본부 관계자는 “최근 영하권에 머무는 추운날씨로 난방용 전력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전력수급안정을 위해 절전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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